인류가 시작되면서 지금까지 가장 중요한 이슈(issue)는 ‘사랑이다’라고 생각한다. 꽃을 가꾸면서도 사랑을 주면 잘 크고 동물도 사랑이 없으면 키우기 힘들다. 그런데 요즈음 젊은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현저하게 느끼는 것은 그들이 사랑에 대한 생각하는 각도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우리 젊은 시절을 돌아보면 벌써 반세기라는 세월이 지난 것은 강산도 변할만한 세월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너무나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고 놀라게 된다.
가끔 결혼 적령에 있는 젊은이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어떤 결혼 상대를 생각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하게 된다.
“신랑감이라면 돈 많고 잘생기고 키가 커야지요” 아가씨들의 대답이다.
“인물이 있어야지요. 다음은 여자도 생활 능력이 있어야하고.” 총각들이 보편적으로 하는 말이다. 예쁘고, 학력이 있고 등등의 조건을 들면서 사랑이라는 단어는 언급하지 않는다.
그럼 사랑은 어디로 갔느냐고 물으면 “사랑이요?” “돈이 없으면 매일 싸움만 하쟎아요!”아주 현실적인 대답이다.
사랑을 해서 결혼을 해도 돈이 없으면 부부가 서로 ‘티각 티각’ 싸우다가 결국은 헤어져야 한다면 처음부터 경제적 능력이 있는 상대를 만나야 한다는 말이다. 지금 아이들은 일찍 성숙해서 돈이 없고 생활이 힘들어지면 사랑이라는 것은 사라진다는 사실을 터득한 모양이다.
예전에는 부모님들이 집안 보고 결혼을 시켜서 사랑은 살을 비비고 사느라면 생기는 것이고 잘 아는 좋은 집안끼리 혼인을 해서 모양새 좋게 잘 살아주기를 강요했기 때문에 딸이 시집가서 돌아오지 못하게 시집의 혼이 되라고 딸들을 세뇌 시키던 시절의 젊은이들은 사랑이라는 것에 목이 메도록 애타게 갈망하던 시절이었다.
반 세기 전에 젊은 날을 살아온 나는 옛 소설 속의 인물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정보시대에 사는 이들, 방문을 걸고 들어앉아 문자만 두들기고 있으면 행복한 이들 부모와 자식 사이에 대화가 끊어지고 사람 사이에 정을 나눌 필요가 없게 된, 사랑이 메말라버린 이들에게 누가 감히 무슨 말을 하며, 하려고 해도 무슨 소리를 듣고 있는지 그들의 두 귀는 단단히 막혀 있고 초점 잃은 두 눈은 땅에 박혀 있는 것을 허다히 본다.
문명시대에 사는 부모들의 입장도 한심하기는 마차가지다. 자식의 혼인에 조언할 능력도 없고 입도 뻥끗 못 하고 제발 좋은 상대를 데리고 와 주기를 마음 조리며 두 손 모아 기다릴 뿐이다. 그리고 기대에 많이 어긋나도 혀를 깨물고 라도 잔소리를 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사랑을 결혼의 제일 조건으로 하는 젊은이는 찾기 힘들어졌다. 인생의 삶의 어려움을 사랑으로 덮어가며 인내하고 견디는 것은 미련하게 보이는 모양이다. 그 속에서 자란 어린이들도 사랑이 깨진 가정에 익숙해지고 다시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굶어도 헐벗어도 사랑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하던 전 시대에 살던 사람들, 많은 소설들에 등장하는 사랑을 찾아 몸부림을 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지금 젊은이들은 어떻게 보는 것인가? 톨스토이가 지금도 살아있다면 소설을 달리 쓸 것 같다. 공룡이 땅 속에 묻혀버리 듯이 이제 사랑도 빛이 바래기 시작해서 영원히 사라질 날이 올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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