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색깔 있는 여자다. 이렇듯 밝히면, 혹자는 오해를 할 것이다.
음란한, 특히 남자를 유혹하는 여자인 거로 말이다. 자신에 대해 느끼는 것이 오류가 있겠지만, 하여간 내가 결정지은 것은 이렇다. 내가 남자라면, 절대로 정이 안 갈 여자라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어울리지 않게 색(色)을 좋아한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혼탁한 색이 아닌, 자신의 빛을 다른 빛을 위해 감추는 색 말이다. 내게 먹는 기쁨을 즐기게 하는 식탁 앞에는 언제이고 문이 열려 있는 ‘열린문’인 우리 교회의 달력이 결려 있다.
달력 중에는 하나님을 모르는 영혼에게 하나님을 알려 주는 연례행사인, 축복(BLESSING) 2009에서 찬양하는 자매들의 모습이 보인다. 의상은 무채색인 하양과 검은 빛으로 대조를 시켰다. 그런데 전혀 보이지 않는 빛이, 조명 불빛에 나타나 있다. 초록 빛, 그리고 주황 빛. 이론적으로 생각하자면 초록은 파랑과 노랑이 자신은 죽어지고 새로운 빛깔을 이뤄낸 것이다. 그리고 주황은 빨강과 노랑이 합해져서 이뤄낸 색깔이다.
그 장소에 어울리는 빛으로 화해진 것이다. 새삼 그것을 보고 어떤 생각이 쥐어졌다. 내 고집을 악착스럽게 세우는 것보다는, 남을 위해 내 뜻을 접을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지금의 나는 보통 사람보다 작은, 소인배로 자리하고 있다.
그러니 나의 뜻을 지키려 함에는 당연히 어려움이 있지 않겠는가 말이다.
내가 미국에 온 후 처음으로 아니, 지금까지 본 것 중에서 가장 많은 양의 눈이 내렸다. 세상의 온갖 색을 삼켜버린 하얀 빛이, 지금으로서는 제왕인 거다.
이 세상에서 제일은 가장 넓고 많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 세상의 제왕은 금전이다. 아닌가? 특출한 지혜로 얻어지는 것은 돈이고 또 미술, 음악, 체육 같은 것을 생각해서 말이다. 지금 모든 이의 시야에 자리하고 있는 하얀빛 말고 세상 중에 자리한 빛은 모든 색의 바탕인 빨강.노랑.파랑.색이다. 누군가 내게 반론을 표하겠지? 하얀 눈에 강한 빛인 빨강. 노랑. 파랑이 자리할 수 있냐고?
비가 오시면 비가 오나보다! 눈이 오면 눈이 왔나보다!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나보다! 세상의 모든 것을 무심히 느끼는 사람은 알 수 없는 것이다. 눈을 손바닥에 떠서 가만히 들여다봐라. 그 하얀 눈에는, 온갖 빛이 현란하게 자리하고 있다. 많은 빛깔을 조용히 감추고 하얀빛만을 보이고 있다.
요즘 나는, 내가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다함에 무척 감사한다. 이 감사는, 자유롭지 못해도 느낄 수 있기에 더 감사하다.
일 년 중 행사로 ‘밀알’에서는, 3개 지단이 모일 때가 있다. 모임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여러 형태다. 육신이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대로의 모양을 지닌 사람, 나처럼 걷지도, 서지도 못해 굴러가는 의자에 앉아 움직이는 사람, 안 보여 다른 것의 도움으로 걷는 사람, 듣지를 못해 수어통역을 필요로 하는 사람. 무심히 바라본 달력으로, 난 새로운 것을 깨달았다. 내가 앞에서 열거한 장애인은, 이 세상에 조용히 자리한 삼원색과 같다함을 느낀 것이다. 자신을 확실히 내보이지 않고 모두와 공존하는 삼원색인 거로 말이다. 세상이 험해진 탓으로, 육신이 사고로 어그러진 사람이 많아졌다.
피차에게서 부족함을 채워 나가는 것을 보며 알아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으며 자리하게끔 지으심을 얻었다는 것을.....
김부순
워싱턴 여류수필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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