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인간의 미혹한 껍질에서 벗어나 되돌아가신 정토에서 이제 부처를 만나셨읍니까?
임제 선사는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라고 했는데 그 깊은 뜻을 모르는 범부로서는 스님이 어떻게 부처를 만나셨는지 궁금합니다.
스님! 어느 선사의 말씀에 세상을 싫어하며 피해야 할 삶은 없다고 했습니다.
싫던 좋던 부모님이 내게 주신 단 한 번의 삶은 금 가루처럼 귀하지만 그 금가루가 눈으로 들어가면 병이 되는 모순과 함께 살지 않으면 아니 됩니다.
세상의 모든 삶 자체는 스님의 말씀대로 경이롭고 찬란합니다. 사철 중 봄에는 더욱 찬란합니다. 꽂이 피고 새가 울고 워싱턴의 수많은 시인들이 시를 지어 찬란한 봄 노래와 사랑을 소유하듯 사바세계의 삶 자체는 제각기 크거나 작거나 소유가 전제됨을 우리는 피할 수가 없습니다.
구차하고 불편스럽지 않은 적당한 물질의 소유, 좋은 책의 소유, 맑은 정신의 소유, 스님처럼 찬란하게 핀 양귀비를 본 순간의 경이로움 같은 감격스러운 소유 등은 효봉 선사의 열반송인 군더더기나 스님의 절판 유언으로 묻혀지고 잊혀지는 무소유는 안 된다고 생각 합니다.
진정한 군더더기나 부처의 제자 가섭의 미소 같은 깊고 오묘한 뜻을 모르는 중생들은 경전 속의 숨은 진리와 스님이 평생 동안 죽비소리로 세상을 일깨우신 말씀들을 읽고 또 읽어야 진정한 무소유에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스님이 어린 왕자를 30번이나 읽으셨듯이 스님의 책들도 중생들로 하여금 단 한번만이라도 읽혀져야 되는 이유입니다. 스님이 좋아하신 화엄경과 성경, 어린 왕자가 읽히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바야흐로 세상은 아수라입니다 사람들을 구제하고 제도까지 한다는 종교들의 번성과는 반대로 인종은 인종끼리 국가는 국가끼리 고등 종교는 종교끼리 서로 갈등하면서 100년 전 50년 전 10년 전보다 더욱 야만해지고 있습니다.
진리는 닦을 수도 없고 꾸밀 수도 없고 주인도 없는 물건인데 그 진리를 팔아 몇 천만 불 집 속에서 수십 종류의 명목으로 황금 몇 만량씩 거두어들이고 있지도 않는 잡귀나 귀신 혹은 삼재 팔란을 쫓는다고 일부 사찰에서는 부적을 팔아 부처의 살을 뜯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종교의 욕심 앞에서 단 한 시간의 명상마저도 편치 않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스님! 잠깐 다시 오시지 않겠습니까? 오셔서 스님의 말 빛이라는 책 보따리를 다시 풀어 놓고 가십시오. 그래서 세븐일레븐 커피 한잔보다 더 싼 스님의 무소유는 중생들에게 소유되어 읽혀져야 합니다. 스님의 절판 유언으로 인해 정가 천원짜리 무소유는 16만원이라는 값으로 소유 전쟁이 벌어지고 있답니다.
졸중생들은 달걀 껍질같은 업을 안에서 쪼고 스님의 말씀과 책은 밖에서 쪼아 중생들과 스님은 줄탁지기(병아리는 안에서 쪼고 어미 닭은 밖에서 쪼아 병아리가 세상으로 나옴)가 되어야 합니다. 어서 거두어들인 말 빛을 다시 풀어 주십시오. 가난한 범부들은 천원짜리 무소유를 16만원을 주고 소유할 수 없습니다. 때로는 소유는 무소유의 근원이고 원인입니다.
스님! 49일후 미리 쓰신 유언대로 어린왕자가 살고 있는 별나라에 태어나시고 찬란하고 경이로운 봄이 오면 사시던 오두막집 오셔서 철쭉꽃으로 눈 부시게 피어나시기를 합장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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