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의 한국 전쟁, 베트남 전쟁, 이라크 그리고 아프간 전쟁의 한 가지 공통점은 미국이 참전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주도하에 한국, 베트남 두 전쟁은 휴전이 이뤄졌다. 지금 한국은 여전히 남북으로 분단된 상태로 남아있고, 베트남은 공산화의 통일 베트남이 되었고,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은 아직 계속되고 있다. 60여 년 전 한국 전쟁 휴전회담 제의는 그 당시 유엔 주재 소련 대사 말리크에 의해 처음으로 이뤄졌다. 당시 중공군, 북한군은 원활한 보급이 안 되고 화력도 부족한 상태이고 더군다나 미군이 잡고 있는 제공권, 제해권의 위력 때문에 전쟁을 계속 수행할 만한 처지가 아니었다고 한다.
그러나 반대로 미군의 화력은 대단히 강해 전쟁을 더욱 확대하여 승리로 이끌 수 있는 능력도 있었지만 워싱턴 당국은 그 전쟁의 확대를 전혀 원치 안했다. 그리하여 트루먼이 전쟁 확대를 주장하던 맥아더를 파면시키고 또한 전쟁을 빨리 종결시키라는 영국의 압박도 있어 당시 북·중의 대변자격인 소련의 말리크의 제안을 받아들여 휴전회담에 임하게 된 것이었다.
그때 북한은 미국이 휴전회담에 응한 것이 도리어 자기들에게 항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터무니 없는 역선전을 전개했다. 우여곡절의 긴 회담 끝에 정전이 됐고 지금까지 전선이 형성된 채로 휴전선 부근에서 남북이 무력으로 대치하고 있다.
베트남 전쟁에서는 월맹 공산군과 월맹의 지원을 받고 있던 월남 내 베트콩 게릴라들에 대한 싸움이었다. 전선은 한국전처럼 뚜렷하게 형성이 안 되었고 수도 사이공(현재는 호치민 시) 등 사방에서 수시로 베트콩들의 공격을 받았다. 미 공군기들이 북쪽 월맹을 강타해도 전쟁은 끝날 기미가 없었고, 그 와중에 현재 아리조나주 상원의원인 매케인이 조정하는 공군 제트기가 추락되고 자신은 월맹군에 잡혀 5년 포로 생활을 했다. 미국에선 반전 시위가 이어지고 전쟁에 지친 미국이 키신저 국무장관을 통해 먼저 휴전 평화회담을 월맹 외상 레 둑토에게 제안했다.
우여곡절 속에서 휴전은 이뤄져 매케인 등 포로들은 교환되었다. 그러나 월맹 공산군과 베트콩들은 그 이후 휴전 협정을 무시하고 사이공 등 월남 전체를 자기 손아귀에 집어넣었다. 미국이 손을 떼었기 때문에 송두리째 월남을 뺏기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여러 해 동안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을 힘겹게 치루고 있다. 이 두 전쟁에도 뚜렷한 전선이 따로 없고 베트콩 게릴라 공격처럼 언제 어디서 나타났는지 민간복장의 챠량 폭탄, 자살폭탄이 이어지고 있다. 이 와중에 어린이를 포함 많은 민간인들이 사망하고 때로는 미군 및 나토 연합군의 희생도 발생한다. 그런데, 지금 이라크전은 소강상태로 마무리단계에 접어 들은 것 같다. 오바마도 “미군의 직접 전투참여는 곧 없어진다”고 말했고, 대신 이라크군과 경찰에 맡긴다고 했다.
그러나 아프간전은 확대되는 양상이다. 지난 9년간 아프간전에 쏟아 넣은 3000억불의 전비를 쓰고도 아직 끝이 안 보이는 전쟁 도대체 무슨 가치가 있느냐? 미군 철수하라는 여론이 일어나고, 더군다나 그 전쟁에서 미군의 사상자는 점점 늘어나고, 또한 미군의 오폭으로 많은 아프간 민간인이 사망하고, 암살조의 미군 특수부대가 있다는 ‘위키리크스’의 폭로로 전쟁의 암울한 면이 요사이 많이 보도되고 있다. 이미 오바마가 2011년 7월부터 미군을 아프간으로부터 단계적으로 철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아프간전에서 지친 미국이 만일 휴전제의를 할려고 해도 그런 제의를 받을 반군세력의 담당자가 누구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회담 성립도 안 될 것 같다. 설사 미국이 그런 제의를 한다면 지금까지 전쟁을 수행한 미국체면에 큰 손상이 될 것이다. 진퇴양난의 딜레마의 싸움에서 미국이 계속 그 싸움을 진행할 것이냐? 아니면 지금 미군이 양성하고 있는 아프간군에 맡기고 미군은 손 털고 완전히 철수해 버리느냐? 이 둘 중 후자를 택하면 베트남에서 보았듯이 아프간에는 제2의 베트남이 찾아 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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