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대인관계에서 상대가 마음에 안들 때 ‘저 사람은 생긴 대로 논다’고 흔히 말을 한다. 이 말은 얼굴에 그 사람의 인격이나 품성이 담겨져 있어 용모를 통하여 어느 정도 그 사람의 됨됨이를 가늠할 수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 나는 관상학에 대해서는 완전 문외한(門外漢)이지만 인생의 경험을 통하여 터득한 감각을 근거로 하여볼 때 이 말에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 편이다.
‘눈매가 길고 깊으며, 콧날은 작으면서 우뚝 서야 하며, 살결이 촉촉하고 어깨가 둥글고 젖꼭지가 검으며 엉덩이가 편편해야 하고 살결은 희고 미끈하며, 이는 박 속 같이 희고 이마는 편편하게 넓어야 하며 눈썹은 검고 반듯하여 웃으면 입 가장자리에 애교가 고이며, 눈매는 차분히 가라앉아 있어야 한다...’
이것은 옛날 우리나라 미녀의 기준이다. 시간이 현대로 흘러도 지금과 크게 변하지 않은 것은 미인의 기준인 본 틀은 변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가끔 텔레비전 인터뷰에 출연한 일부 여자 탤런트들을 볼 때 드라마나 사극에서 보여준 얼굴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볼 때 나의 미인에 대한 가치관을 완전히 마비시켜 놓을 때가 많다. 이 놀라운 변신은 둔갑술이라고 표현해도 무리가 없는 ‘성형수술’ 덕분이 아니겠는가?
사실 성형수술은 이제 일상적인 일이 되고 말았다. 사회 풍토가 내형보다도 외모중시 경향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어 너도나도 성형 미인이 되고자 혈안이 되고 있는 것이다.
여대생들 간에도 방학이 끝나면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나타나는가 하면, 여고생이 대학에 들어가기 전에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는 것을 보면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는 성형수술로 아예 얼굴 형태를 바꿔 버리는 편이 훨씬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라는 발상이 놀랍고 이것은 더 나아가서 지극히 자기 합리주의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아름다운 외모를 갖고자 하는 것은 모든 사람의 소망이지만 관상 전문가들은 자신이 타고난 운을 해치지 않도록 신중하게 결정하라고 충고를 한다. 나이를 먹으면 머리도 적당히 희어지고, 주름도 적당히 생기는 것이 운에도 좋고 자연스러워 보이는 것이 아닐까? 성형 수술을 통하여 꿈에도 그리던 아름다운 얼굴을 만들었다손 치더라도 그에 어울리는 품위와 행동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그 성형 수술은 성공적인 수술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예를 들자면 얼굴은 수술을 통하여 젊고 예뻐 보일 수 있지만 목덜미의 주름은 나이를 초월할 수 없단다. 더러는 목을 가리고 텔레비전에 출연하는 일부 중견배우나 탤런트를 보면 목 없는 미녀를 보는 기분이라 영 개운치 못하다.
아름다운 꽃은 시들면 더 추해 보인다. 장미가 그렇고 백합, 목련이 그렇다. 그러나 호박꽃은 아름답지는 않지만 순수하고 친근하여 내 누님 같은 품위를 나타내다가 꽃이 지자마자 탐스러운 열매를 맺어 준다. 호박꽃 같은 여인이 진짜 미인이라는 생각이 오늘아침에는 더 간절하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으로 항상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여인.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며 아주 작은 정성을 베푸는 여인. 이웃사촌들과 미소로 인사를 나누고 조그만 것이라도 나누려는 여인. 시부모와 친정 부모를 내 몸 같이 극진히 모시는 여인. 가족과 남편을 위하여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 여인. 겸손과 지성을 갖추고 남으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는 여인. 항상 발전하기 위하여 여가를 독서와 취미생활로 소비하는 여인. 최소한 이러한 조건을 갖춘 호박꽃 같은 여인이 진정으로 아름다운 여인이 아닐는지...
오늘 저녁엔 아내에게 부탁을 해서, 호박잎과 애기호박을 넣고 구수한 된장국을 끊여 달래야겠다. 그 국 맛에서 한국의 순수하면서 때 묻지 않은 호박꽃 여인 같은 구수한 맛을 오랜만에 음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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