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도 언젠가 피로 느낄 것".."美, 제재 기조 유지해야"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앞으로 다가올 ‘김정은 시대’에도 북한에 개혁·개방과 같은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또 북한의 후견인 역할을 하는 중국도 언젠가 대북 지원에 피로감을 느낄 것인 만큼, 미국은 북한 비핵화 목표를 계속 추구하면서 제재에 방점을 둔 대북 정책을 견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지 W.부시 행정부 시절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로 활동했던 차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 15일자 기고문에서 ‘김정은 시대’에 북한의 개혁을 막을 걸림돌들을 지적하면서 이 같은 주장을 폈다.
먼저 그는 ‘신(新) 주체사상 복고주의’가 김정은 시대에 북한을 지탱할 사상적 버팀목이 될 것이기 때문에 개혁·개방론자는 발을 붙일 공간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차 교수는 "북한 같은 전제정권은 철권통치를 정당화할 이데올로기 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데, 김정은의 부상에 동반되는 이데올로기는 진보적이라기보다는 퇴행적으로 보인다"면서 "그것은 북한이 남한보다 앞서 나갔던 1950~1960년대의 보수적이고 강경한 ‘주체사상’으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선군(先軍) 사상’을 견지하는 ‘신 주체사상 복고주의’는 북한 정권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개혁 실험에 따른 "사상적 오염"에 돌리기 마련이라고 차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포스트 김정일 시대’에 진정한 개혁을 하려면 인민들에 대한 통제장치를 풀어야 하는데, 북한의 차세대 리더십에 통제 완화로 귀결될 개혁을 추진할 용기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차 교수는 해외유학을 다녀온 김정은 개인이 설사 개화된 인물일지라도 그를 보필할 사람들이 북한이 가장 폐쇄적이었던 시기를 살아온 이들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정일 시대’를 살아온 김정은의 동반자들은 동구권 국가들과 활발한 왕래를 했던 ‘김일성 시대’의 북한 지도층보다 더 폐쇄적이어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차 교수는 ‘신 주체사상 복고주의’가 결국 실패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개혁 없이 인민들에 대한 대량동원 시스템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식량 및 연료·장비 공급 문제와 관련, 중국에 대한 북한의 의존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 뒤 "중국은 한동안 북한을 지원할 것이나 결국에는 ‘원조 피로증’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차 교수는 북한 리더십의 변화에 관계없이 미국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에 방점을 둔 현재의 대북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최근 파악된 영변 핵시설 복구 조짐은 북한의 핵 욕구가 더 커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면서 "미국은 제재에 포커스를 맞추되, ‘청년 장군(김정은)’이 자기 아버지가 가진 핵에 대한 집착을 걷어차 버리려 한다면 대화의 장을 열어 두겠다는 현재의 정책 기조를 고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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