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사왔더니 폭주족 드나들던곳·잦은 총소리…
최근 한인 구입자·세입자 낭패 사례 잇달아
부동산 거래때 범죄·사망 기록 등 따질 필요
몇 달전 라크레센타의 한 주택을 리스했던 한인 김모씨는 입주 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을 당한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이사를 한 지 며칠 지나지 않은 어느 날 한밤중에 누군가 집을 향해 수발의 총격을 가하고 도주한 것. 알고 보니 전에 살던 집주인의 아들이 갱단의 일원이었는데 라이벌 갱들로 추정되는 괴한들이 새 입주자가 들어온 것을 모른 채 무차별 총격을 가한 것이었다. 김씨는 “총알이 외벽을 뚫고 들어와 부엌 캐비닛에까지 박힌 것을 발견하고 가슴이 철렁했다”며 “이주비를 보상받고 이사는 나왔지만 자칫하면 큰일 날 뻔 했다”고 말했다.
최근 글렌데일에 집을 구입해 이사한 박모씨도 주변의 범죄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경우. 부동산 에이전트가 조용하고 깨끗한 지역이라고 소개해 믿고 집을 계약했는데 이사를 하고 나서야 집 앞 공터가 알메니아계 폭주족들의 집결지라는 것을 알게 됐다. 박씨는 “이웃들로부터 얼마 전 폭주족들이 패싸움까지 벌였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이를 미리 알았다면 이사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답답해했다.
이처럼 주택 매매나 렌트가 이뤄질 때 범죄 기록이나 주변의 범죄 문제, 또는 주택 결함 등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아 새로 입주하는 한인들이 낭패를 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주택 구입자나 세입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부동산법은 주택 매매시 해당 부동산 인근에서 발생한 성범죄 기록과 해당 부동산에서 최근 3년 사이 발생한 모든 사망건에 대해 공개를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매매 당사자나 에이전트가 자발적 공개를 회피할 경우 추후 민사소송 외에는 처벌 규정이 없고, 또 렌트나 리스의 경우는 범죄 기록 등의 공개 의무 조항도 없어 세입자들의 피해를 막을 제도적 장치가 미흡한 상황이다.
솔로몬 리얼티의 엄기륭 대표는 “지붕 누수 등 주택 결함을 공개하지 않아 생기는 분쟁이나 소송도 많지만 이전에 발생한 범죄 기록 등을 확인하지 않아 낭패를 보는 경우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세입자들의 경우 계약전 먼저 범죄 문제나 시설 결함 등이 있는지를 적극적으로 확인하고 정보를 요구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정임경 변호사는 “부동산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개 의무는 사실 제한적이어서 집을 매매인이나 소유주는 흠이 될 수 있는 기록 공개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세입자들이 계약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관련 정보를 요구해 차후에 낭패를 보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심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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