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몰 광부 33명을 69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해 내는 감동 드라마를 연출했던 칠레의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이 외교 무대에서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피녜라 대통령은 16일 밤 영국 방문을 시작으로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그의 유럽 방문은 몇 달 전 결정된 것이지만 18일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만나는 일정은 급작스럽게 잡혔다.
당초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의 회담만 예정됐고 여왕과의 만남은 일정에 없었으나 광부들의 생환 드라마가 세계인의 관심을 끌면서 버킹엄궁을 방문해 여왕을 만나기로 막판에 확정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캐머런 총리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산 호세 광산에서 가져온 암석 조각을 선물할 예정이다.
그는 전날 밤 런던 히스로 공항에 내려 "광부들에게 갱도 안에 있던 돌 조각을 하나씩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고 이를 영국 총리와 여왕에게 선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또 사고 뒤 17일간의 수색 끝에 처음 광부들이 지상으로 보내왔던 "우리 33명은 대피소에서 모두 무사하다(We are well in the shelter, the 33)’는 첫 메시지의 복사본도 가져왔다.
피녜라 대통령은 영국 내 칠레인 모임에 참석해 "우리는 일치단결했고 확신을 갖고 있었고 어느 누구도 갱도 속에 남겨둘 수 없다는 생각에 구조에 성공할 수 있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구조가 불가능하니 대통령이 직접 개입하지 말라고 말했지만 정치적 고려 없이 책임을 지기로 하고 나섰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요일인 17일 윈스턴 처칠 전 영국수상이 2차 세계대전을 지휘했던 워룸(전쟁상황실)과 영국박물관을 방문하고 영국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칠레에 대한 광산 투자 등을 늘려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앞서 피녜라 대통령은 그의 장인이 광부들이 구조되기 몇 시간 전에 숨진 사실을 전하면서 "장인이 결코 포기하지 말고 구조활동을 지속하라"고 말했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영국에 이어 프랑스, 독일을 잇따라 방문해 정상 회담을 하고 재계 인사들을 만나 칠레에 대한 투자 확대 등을 요청할 계획이다.
(런던=연합뉴스) 이성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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