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 전역을 긴장시켰던 테러모의가 2001년 미국 9.11 테러와도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는 정황이 드러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이 16일 보도했다.
WSJ가 입수한 법원 기록 등에 따르면 유럽 테러기도 용의자인 나멘 메지슈(40)는 9.11 테러가 발생하기 불과 6일 전인 2001년 9월5일 9.11테러 용의자인 람지 비날시브와 34초 동안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알제리계 프랑스인으로 장기간 독일에 거주한 메지슈는 지난 5일 파키스탄에서 무인기 공격을 받아 숨졌으며, 비날시브는 2002년 9월 파키스탄에서 체포돼 현재 쿠바 관타나모 미군기지에 수감돼 있다.
9.11테러 이후 독일 당국은 메지슈가 비날시브를 포함, 알 카에다 대원으로 추정되는 사람들과 전화통화와 이메일을 주고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조사를 벌였으나 메지슈를 사법처리할만한 물증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당국은 비날시브가 9.11테러를 앞두고 독일을 떠나기 직전 뒤셀도르프 공항에서 공중전화로 메지슈의 집에 전화를 건 것을 확인했으나 메지슈는 경찰조사에서 자신은 당시 집에 없었으며 비날시브로부터 전화 메시지를 받지도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메지슈는 당시 이미 유럽 내 이슬람 극단주의자 그룹에 자리를 잡은 상태였으며 9.11테러 때 비행기를 납치했던 모하메드 아타와도 친구 사이였다.
메지슈의 장인인 모하메드 알 파자지도 9.11테러를 모의한 ‘함부르크 그룹’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자지는 2003년 모로코 카사블랑카에서 발생한 폭발사건을 부추긴 혐의로 징역 30년을 선고받고 수감돼 있다.
WSJ는 독일 당국이 메지슈가 9.11테러와 관련됐음을 보여주는 정황을 포착했음에도 그를 사법처리하는데 실패한 것은 당국이 독일의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을 체포하는데 겪는 어려움을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한 정보당국자는 "테러용의자들이 테러리스트 캠프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에는 이들을 기소할 수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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