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서관 84층..12명이 갇혀 있다’
미국에서 9·11 테러로 숨진 한 남성이 사망 직전 직접 쓴 메모가 10년 만에 유가족들에게 전달돼 뒤늦게 죽음의 진실이 밝혀졌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온라인판은 미국 코네티컷에 사는 데니즈 스콧(57)이 지난해 뉴욕 검시관실로부터 남편의 친필과 혈흔이 남겨진 메모를 전해 받았으며, 이 메모가 ‘9·11 박물관’에 전시될 것이라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건 당시 48살이었던 남편 랜디 스콧은 세계무역센터 안에 있던 유로 브로커스 주식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다. 랜디가 이 메모를 작성한 지 몇 분이 채 지나지 않아 그가 있던 건물은 무너져내렸다.
지난해 8월 검시관실에서 이러한 소식을 전해 들은 데니즈와 스콧 부부의 세 딸은 랜디가 살아서 공포의 순간을 경험했다는 사실에 괴로워했다.
랜디의 유가족들은 그동안 그가 비행기 충돌 직후 즉사해 고통 없이 숨졌으리라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데니즈는 지역 일간 스탬퍼드 애드버킷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10년 동안 남편이 빌딩에 갇혀있지 않았기를 간절히 소망했어요. 그들은 불타는 건물 안에 갇혀 있었던 거예요. 이루 말할 수 없는 공포입니다"라고 말했다.
랜디가 쓴 메모는 첫 충돌이 발생해 혼란해진 분위기 속에서 건물 밖 길가에 떨어졌고, 뉴욕연방은행의 경비원에게 발견됐다. 그 경비원은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무전기를 향해 뛰었지만, 곧 건물은 폭삭 주저앉고 말았다.
연방은행은 이 메모를 보관해오다가 9·11 박물관 측에 전달했다.
뉴욕 검시관실은 유전자 검사를 통해 종이에 묻은 혈흔이 랜디의 것임을 알아냈다.
연락을 받고 확인차 뉴욕을 방문했던 데니즈는 "메모를 보는 순간 유전자 검사 결과가 필요 없다는 것을 알았다"며 "딱 봐도 랜디의 필적이었다"고 회상했다.
스콧 가족은 이 메모를 박물관에 전시해도 되겠느냐는 검시관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랜디와 함께 일하던 동료들의 가족에게도 진실을 알렸다.
데니즈는 남편의 죽음에 관한 진실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안 좋게 바뀌었지만, 지금이라도 진실을 알게 되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9·11 박물관의 대표 큐레이터 얀 라미레즈는 "랜디 스콧의 친필이 결국 그의 가족들에게 이르렀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다"며 "그가 쓴 메모는 박물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유물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지현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