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때론 낮추고 때론 높이고
▶ 경우마다 영향 다르게 미쳐
한 사회학자가 “정전이 출산율을 높인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객쩍은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대형 재난이 출산율에 영향을 준다고 믿는 심리학자들도 적지 않다. 이들의 믿음을 뒷받침하는 이론도 버젓이 존재한다. 재해가 사람들을 한데 뭉쳐주고 인생의 중대한 결정에 영향을 끼친다는 이른바 ‘애착이론’(attachment theory)이다.
지난 2002년 가족심리학 저널에 실린 보고서는 1975년부터 1997년까지 사우스캐롤라이나 전역의 출산율과 이혼율을 조사하는 방식으로 애착이론의 통계적 객관성을 입증했다. 그들이 예상했던 대로 1990년 허리케인 휴고가 사우스캐롤라이나를 강타한 후 재해지역으로 선포됐던 24개 카운티의 결혼과 출산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허리케인 휴고 이후 1년 사이에 결혼과 출산만 늘어난 게 아니라 이혼율도 덩달아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원들이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현상이다.
2005년에 인구통계학 저널에 발표된 보고서에서 심리학자들은 1995년 발생한 오클라호마시티 차량폭탄 테러 이후 오클라호마주의 출산율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와 반대되는 현상을 보여주는 증거도 나왔다.
2010년 과학자들은 허리케인과 폭풍 경보에 바탕해 1995년부터 2001년 사이의 걸프와 대서양 연안 지역 47개 카운티의 출산기록을 검토했다. 그 결과 경보의 등급이 올라갈수록 임신율이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일본과 이탈리아에서 수십 년에 걸쳐 지진 발생 후의 출산율을 추적한 자료 역시 출산율 하락이라는 유사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보고서를 작성한 학자들은 재해가 사람들로 하여금 가정을 일구는데 필요한 장기 투자를 꺼리도록 만든다는 결론을 끌어냈다.
이들은 또 “차질을 빚은 가정생활과 재난으로 인한 주택과 일자리 상실 등이 출산율 하락에 기여했을 수 있다”는 풀이를 내놓았다.
대형 재난은 출산과 결혼에 영향을 미치지만 그 영향이 어느 방향으로 진행할지는 확실치 않다는 게 이제까지 나온 연구결과의 결론인 셈이다.
<뉴욕타임스 특약기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