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덕광 <원자력학 박사>
물과 이에 섞인 메탄(천연)가스가 초고압, 저온상태에서 굳어지면 얼음 같은 결정체가 되며 이를 메탄 하이드레이트(MH)라 부른다. 약 80년 전 알라스카에서 시추하던 석유회사들이 발견하고 이 얼음이 불에 활활 타며 상당한 열을 내는 것을 보며 ‘불타는 얼음’이라는 별칭을 붙였다. 그간 시인들에게는 좋은 시제가 되었으나 가용 에너지원으로서는 전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의하면 세계 전체 MH가스 매장량은 기름, 석탄, 기타원의 가스등을 합한 것 보다 훨씬 많다고 하며 미국이 4,000년동안 쓸 수 있는 양이라 한다. 하지만 MH 대부분의 매장은 심층의 동토대나 깊은 바다 밑 퇴적물 깊숙이 있고 그 분포나 지질상의 균일성도 없을 뿐더러 상태도 불안정해 이로부터 가스를 뽑아내기가 어려웠다.
근년에 미국, 일본 등이 수차례 캐나다와 알래스카 육상에서 채취기술을 시험하고 고온의 액, 기체를 주입 시키거나 압력을 낮춰 주면서 MH층의 가스를 채취할 수 있었다. 작년에는 한 달간의 연속채취에서도 성공했다. 일본은 이 경험을 바탕으로 금년 초 자국 중동부의 아츠미반도 남쪽 50마일 해상에서 시굴에 착수했고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해저 MH층에서 엿새간 13000m3의 가스(LNG 약 9.5톤)를 뽑아내는데 성공했다. 고무된 일본은 근해에 100년간 쓸 수 있는 MH가스의 매장을 추정하며 5년 안에 상용공급의 시행을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게 되었다.
수심 1km, 그 바닥밑 300m이상 깊은 곳에 얼음상태로 갇혀있는 가스를 추출하기 위해 2중의 관을 쓰며 MH층의 압력을 떨어뜨리고 MH와 기타 퇴적물을 계속 뽑아냈을 것이다. 이들이 관으로 상승하며 가스와 얼음, 물이 분리되고 가스의 급팽창으로 관의 압력은 더 떨어져 가스는 퇴적물과 같이 치솟았으리라 생각된다. 비싼 공정이나 뜨거운 증기의 사출로 가스분출의 지속과 증가도 꾀하리라 본다. 고압의 MH에 함유된 가스는 그 부피로 지표에서는 160배가 되니 대형 MH원의 발견도 중요하나 안전한 채굴기술도 필요하다.
가스를 상업용으로 사용 하려면 상당량을 지속적으로 저렴하게 생산해야 한다. MH와 퇴적물이 관을 막지 못하게 하고 최적의 압력 조절로 추출을 극대화 하는 기술도 발전 시켜야 한다. 또 먼 해상에서의 가스를 육지로 안전히 수송하는 인프라도 구축해야 한다. 일본은 이런 기술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MH가스의 채굴비용도 획기적으로 줄이며 다수 곳에서의 대량채취를 낙관하고 있다.
메탄의 누출로 오는 지구온난화의 환경문제에 많은 우려도 있다. 그러나 다른 천연가스의 추출방법과는 달라 펌프로 물과 퇴적물을 계속 끌어내지 않으면 가스의 흐름도 없어 이의 누출위험은 없다고 본다. 또 미 에너지부는 CO2와 N2를 MH층에 주입하고 천연가스와 CO2를 치환하는 방법도 실험으로 보여주고 있다. 오히려 온난화의 주범인 CO2를 줄이는 방법으로도 쓰일 수 있다고도 보는 것이다.
한국은 일본보다 에너지 자급률이 더 낮다. 천연가스의 값도 미국보다 4배 이상 비싸며 그 수입에 연 280억 달러를 쓰는 처지다. 전체 에너지사용을 해외자원에만 의존하고 있으니 정치, 경제적으로도 취약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 MH는 동해의 울릉도, 독도 근방에도 상당량의 매장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미국의 세일가스처럼 한국에서도 MH가스가 에너지문제 해결에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철저한 탐사, 계획, 기술개발을 하며 한국자체의 에너지를 생산해 국토의 가치와 국력을 제고하는 것이 우선이 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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