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처음 이 책을 접한 건 지금은 없어진 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에서였다. 간호사인 나에게 의사에 관한 책이 기독교부분 베스트셀러로 되어 있어 호기심에 집어 들었지만 책을 훑어본 난 “별 쓸데없는 책이 베스트셀러네” 라고 하면서 책을 내려놨다. 그렇게 그 책은 몇 년간 내가 읽을 독서목록에서 제외되었었다.
작년 6월부터 성경책을 읽던 나에게 누군가 이 책에 대해서 말을 했지만, 그 때에도 그저 죽어간 의사를 기리는 기념집 같은 책일 것이라는 편견에 여전히 이 책을 외면했다. 내 생일 며칠 전, 페북을 통해서 나의 친구가 진심으로 따르던 멘토라는 것을 알게 되고는 이 책에 대해서 급속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내 생일날 우연히 ‘안수현 바보의사’ 라고 검색을 하다가 그가 죽은 날이 내 생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기분이 묘했다. 생일날을 알려주는 페북의 시스템 때문에 생일 축하한다고 하던 내 친구가 그 날 중환자실에서 떠나보낸 존경하는 선배의 기일을 절대 잊지 못할 거라 생각하니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미안한 마음에 대한 답은 얼른 이 책을 읽고 사람들에게 ‘안수현 바보의사’에 대해서 알리는 것이라는 생각에 부랴부랴 책을 구해 읽었다.
가끔 너무나 좋은 책을 발견하면 정말 반만 읽고 책에 대한 내 맘을 숙성시킨 다음에 나머지를 읽는데 이 책은 그렇게 숙성시켜서 읽을 수가 없었다. 너무 진한 맛에 취해서 도저히 읽기를 그만 둘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 읽고 나니 병원에서 방황했던 간호사 생활에 반성을 하게 되었다. 하루에 단 6명의 환자만 보면 되는데 그게 뭐 힘들다고 매번 투덜대고 힘든 환자를 준다고 동료와 싸우던 내 모습이 정말 부끄럽게 느껴졌다.
진정한 나이팅게일이 될 수 있었던 힘든 환자들에 대한 간호를 난 매번 발로 차버렸었다. 사실 그 당시엔 하나님을 알지도 못했기에 환자들에게 사랑을 어떻게 베풀지도 몰랐고 그런 순간순간의 힘듦을 그저 이민1세 아시안 여자에 대한 차별이라고 생각했었다. 물론 내 나름대로 환자들로부터 감사 편지도 받고, 환자들이 일부러 찾아오기도 하기도 했지만 ‘고 안수현’의사처럼 하나님을 알고서 일을 했다면 정말 많은 환자들에게 진심으로 사랑을 품고 간호를 했었을 텐데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이 책은 쉬우면서 쉽지 않는 책이다. 그냥 어떤 착한 의사에 대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겐 한 줄 한 줄이 행동지침서 같은 책이 될 수 있다. 어느 설교에서 멘토를 찾으러 돌아다니지 말고 그저 하나님과 예수님을 멘토로 성경 말씀을 따르라 했는데, 진정한 섬김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또 항상 하나님을 우선순위에 두고 소명을 찾아 살려던 ‘고 안수현’은 이웃집에 살았던 멘토였던 것이다. 이 책을 읽는다고 내 맘이 갑자기 ‘고 안수현’ 의사처럼 변하지는 않겠지만 나도 그렇게 진정으로 빛이 되어서 사람들에게 빛을 비출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열망을 일으킨다.
‘안수현’형제님,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를 지상에 남겨주셔서 그래서 사람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선물 주셔서 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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