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킹계좌 유지비, 태평양·US 메트로 거의 0
▶ 잔고부족 경우, 한인은행이 10달러가량 저렴
한 한인고객이 LA 한인타운 내 윌셔은행 지점을 방문해 서비스를 받고 있다.
[한인은행-주류은행 수수료 비교]
주류 대형은행을 이용하는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체킹 어카운트를 점검하다가 계좌유지 수수료 12달러가 빠져나간 것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은행에 연락해보니 지난 한 달 간 잔고가 면제 최소기준인 1,500달러에 못 미쳤고 입금기록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김씨는 “계좌를 처음 만들 때 설명을 듣긴 한 것 같은데 미처 신경 쓰지 못했다”며 “아무리 그래도 딱 한 번인데 바로 수수료를 떼어가 기분이 좀 상했다”고 아쉬워했다.
금융거래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수수료도 비싸지면서 은행 거래 때 각종 수수료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때마다 반복되는 은행 실적관련 뉴스를 들추어 보면 은행들이 수수료 명목으로 얼마나 큰돈을 버는지 알 수 있다. 뒤집어보면 그만큼의 돈이 고객들 주머니에서 빠져나간다는 의미로 미리 알고 비교하며 대비해 두면 충분히 아낄 수 있는 금액이다.
본보가 LA 지역 한인은행 8곳과 주류은행 2곳 등 모두 10개 은행의 각종 수수료를 분석한 결과, 체킹어카운트의 계좌유지 수수료가 가장 저렴한 곳은 태평양 은행과 US 메트로 은행이었다. <도표 참조>대부분 은행들이 일평균, 월평균 최저잔고 유지를 수수료 면제조건으로 내걸고 있지만 태평양의 ‘PCB 이지체킹’은 계좌 개설 후 6개월 이내에 단 한 번이라도 거래한 기록만 있으면 수수료는 ‘제로’(0) 이다.
US 메트로 은행 관계자는 “‘스탠다드 체킹’ 상품은 월 평균 잔고 500달러가 수수료 면제기준이지만 고객들에게는 최저기준이 아예 없어 수수료 걱정이 없는 ‘패밀리 체킹’ 상품을 권유하고, 고객들도 만족스러워 한다”고 말했다.
체킹어카운트의 계좌유지 수수료 면제조건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잔고만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전 분야에서 고르게 고액의 수수료를 기록한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의 경우 월 평균 잔고가 1,500달러 이상이면 면제지만 다른 조건으로 250달러 이상, 최소한 한 번이라도 입금한 기록이 있으면 수수료가 면제된다.
잔고가 부족하거나 체크가 바운스되는 경우에 발생하는 초과인출(overdraft) 수수료도 역시 미국 은행이 비싸다. 한인은행들이 평균 20달러 선, 또는 30달러를 갓 넘긴데 비해 체이스와 BOA는 각각 34달러와 35달러에 달했다.
송금 수수료는 한인은행 가운데 태평양, 오픈, US 메트로가 저렴했다. 다만 세 은행 모두 자사 고객에 한정해 적용하는 수수료인 점을 감안하고, 고객이 아닌 경우는 10달러씩 수수료가 더해진다.
BBCN은 원화와 달러 송금에 대해 20달러라는 저렴한 수수료만 부과하고 최근 세계 26개국 화폐 환전 시스템을 갖추는 등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데빗카드나 비밀번호인 ‘핀’(PIN) 재발급 수수료는 거의 모든 은행이 건당 5달러를 수수료로 받지만 한미은행과 US 메트로는 나란히 10달러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좌를 개설했다가 부득이한 사정으로 일찌감치 폐쇄하는 경우라도 어김없이 수수료를 내야 한다. 한인은행 대부분은 계좌 개설 후 90일 이내에 폐쇄하는 경우, 20~50달러씩을 부과한다. 이 중 BBCN은 180일 이내 폐쇄 때 50달러 부과라는 가장 엄격한 조건을 내걸고 있다.
한편 올 1분기 실적 순항을 기록한 한인 은행들은 각종 수수료로도 큰 재미를 봤다. 초과인출수수료로 한미는 33만9,000달러, BBCN 29만5,000달러, 윌셔 19만9,000달러, 신한 10만1,000달러를 각각 벌었다. 계좌유지 수수료로 한미는 32만4,000달러, BBCN 20만달러, 윌셔 9만7,000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한 은행 고위 관계자는 “수십 년간 한인 고객들과 동고동락하며 합의 하에 이뤄낸 수수료가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다”며 “고객이 낸 수수료로 더 나은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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