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주 상무국(DCCA) 소속으로 케이블 텔레비전 사업자의 관리감독과 소비자 불만을 처리해 주고 있는 전담부서에 올해 3월 부임한 한인 1.5세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남2녀 중 막내로 출생해 1974년 당시 가족과 함께 하와이로 이민 온 지숙 ‘리사’ 김 DCCA 행정관은 매리놀 고교를 졸업하고 UH 마노아에서 재정학을 전공했다. 산타 클라라 법학대학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해 1992년부터 1997년까지 하와이 주 의회의 예산분석가로, 1997년부터 2000년까지는 주 회계감사원, 2000년부터 2014년까지는 공공시설위원회의 법률자문으로, 그리고 2014년부터 DCCA산하의 고문변호사로 활동해 오다 올해 3월부터는 케이블 텔레비전 부문의 행정관으로 발탁된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작년 초까지 14년간을 근무해 온 공공시설위원회(PUC)에서는 주로 HECO나 하와이언 텔콤과 같은 규제대상인 업체들에 대한 관리감독과 계약이행의 여부, 법률자문 등의 업무를 담당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행정관은 PUC는 주민들의 일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정부기관 중 하나로 적정수준의 요금을 책정함으로써 부당한 요금을 청구 당하지 않도록 감독함은 물론이고 최근의 가장 큰 이슈는 하와이 전력공사(HECO)와 미 본토의 NextEra 에너지사와의 합명문제로 PUC는 주민들의 권익을 위해 가장 올바른 선택을 내리기 위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3월부터 업무를 시작한 케이블 텔레비전 부서에서는 관련업체들의 감독 외에도 주민들의 불만접수,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보화시대를 맞아 지역 내 모든 가정에 저렴한 가격의 광대역 인터넷을 보급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업무와 관련해 보다 많은 주민들의 고충을 해결해 주고 싶지만 부서권한과 정부가 부여한 업무영역의 제한으로 그렇지 못할 때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김 행정관은 여느 이민자들과 마찬가지로 처음 하와이에 도착해서 부모님이 겪은 가장 큰 어려움은 언어의 장벽이었고 18년간 처음에는 호놀룰루에서, 그리고 나중에는 카네오헤로 자리를 옮겨 작은 편의점을 운영하며 단 한번도 휴가를 즐기지 못했던 부모님의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특히 편의점을 운영하면서 수 차례나 강도의 피해를 입었고 심지어 권총을 든 괴한이 가게에 들이닥친 장면도 생생히 기억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자식들의 미래를 위해 희생한 부모님께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부모님이 심어준 삶의 가치관은 바로 정직과 남에 대한 존중이라고 설명한다. 가족을 위해 언제나 근면과 성실을 몸소 실천한 부모님의 모습은 자식들에게도 모범이 되었고 덕분에 형제들도 각자가 선택한 분야에서 성공적인 삶을 살게 되었다고 전한다. 김 행정관은 하와이 한인사회는 주 내에서도 상당한 규모로 성장했고 예전보다 이민자들에게 보다 폭넓은 기회가 제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하며 정부요직에 진출하는 한인들도 증가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많은 한인들이 공직에 진출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류사회 진출을 꿈꾸는 후배들에게는 무엇보다도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는 황금률을 지키길 바란다고 강조하며 앞으로 어디에서 몸담고 있든지 남을 배려하고 존중할 줄 아는 마음을 갖는 것이 훗날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민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