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유업계, 새로운 기술·장비로 시추비용 대폭 절감
▶ “위기는 기회”업체들 혁신 모색... 미국 내 원유생산량 오히려 늘어
<케네디,텍사스> 텍사스 남부 유전지역은 지금 한산하다. 북적이던 호텔과 도로는 비어 있으며 유전 굴착장치들은 작동을 멈췄다. 하지만 생산은 별로 줄어들지 않았다. 원유업체들이 오래된 유정과 새로 시추한 유정들에서 원유를 열심히 뽑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이전보다 크게 줄었다.
노르웨이의 대형 원유회사인 스타트오일의 경우 텍사스 이글포드의 세일 유전에서 새로운 굴착 장비와 기술들을 실험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지하 깊은 곳의 암석들을 더 쉽게 분해해 더 많은 원유를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화학물질을 사용하고 있으며 또 기술자들이 원거리에서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작동할 수 있는 새로운 유정 흡입조절정치도 사용하고 있다.
스타트오일 부사장 비용 오토 스베르드룹은 “필요는 벌거벗은 여인에게 뜨개질을 가르쳐준다는 노르웨이 속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런 뜨개질이 현재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이곳에서 작동중인 굴착장치를 지난해 3개에서 2개로 줄였지만 생산량은 오히려 3분의1 더 늘어났다. 수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개가이다.
이 회사는 유정 하나 당 시추에 들어가는 비용을 450만달러에서 350만달러로 크게 낮췄다. 정교한 계획을 통해 시추 소요 기간을 21일에서 17일로 줄이고 비효율적인 근로자들을 감원한 결과이다.
스타트오일의 사례는 지난해 원유가 폭락 이후 원유산업계의 자구노력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원유회사들은 많은 직원들을 감원했다. 그리고 일부 업체들은 부채상환에 애를 먹고 있다. 전국 원유 시추작업의 절반 이상을 중단했다. 아나다르코 석유와 EOG 리소시스 같은 기업들은 수백 곳의 시추 직업을 중단했다. 원유가가 회복될 때까지 시추에 들어가는 많은 비용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하지만 많은 업체들은 기존에 제조업 공장들에서 사용되던 기술들을 사용함으로써 생존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한 곳에서 8개의 유정을 뚫는 일부 셰일 유전에서는 한 번에 한 곳만을 뚫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 움직일 수 있는 굴착장치를 사용해 여러 곳을 한꺼번에 시추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 방식은 유정 하나하나를 뚫을 때보다 훨씬 더 시간을 절약해 준다.
그 결과 셰일 원유 생산은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느린 속도로 줄었다. 또 원유 가격이 회복되면 대단히 빠른 속도로 생산량이 늘릴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연방 에너지부는 올해 하루 미국 내 평균 원유 생산량은 920만배럴로 지난해의 870만배럴에서 약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타트오일의 이글포드지역 책임자인 벤 마치스는 “우리가 원유 가격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시추 효율성은 통제할 수 있다”며 “원유업계는 현재의 상황을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각성의 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하 수천피트 밑으로 내려 보내는 새로운 광섬유 세서를 이용해 지상의 기술자들은 지하상황 데이터를 받아 분석하고 신속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암석 분쇄작업이 얼마나 깊이 이뤄지고 있는지 분석해 유정의 넓이를 정확히 결정할 수 있다. 또 보이지 않는 곳의 온도와 압력, 그리고 장비들의 진동 등을 추적함으로써 센서들과 첨단 소프트웨어들은 언제 장비 손질이 필요한지를 예상할 수 있다.
프랑스 거대 원유회사인 토탈의 경영자 패트릭 푸양은 “더 혁신적이 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에 더 효율적이 된다”고 말했다. 셰일 유전들의 75%를 작동할 때 수익 분기점이 1년 전에는 배럴 당 75달러였지만 혁신과 비용 절감으로 이제는 60달러 정도로 낮아졌다며 머지않아 50달러 정도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BP와 셰브론, 디본 에너지 같은 회사들은 유전 탐사와 생산 시 에너지를 절약하고 장비들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GE 오일 & 가스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생산을 시작 하기 전 얼마나 많은 물이 원유나 가스에 섞여 있는지 측정하는 계량기들을 설치해 준다. 펌프의 용량이 셀수록 더 많은 물과 원유가 솟아 나오지만 물을 분리하고 버리는 데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원유 가격이 낮을 때는 물의 함량이 많은 원유 채굴은 보류한다. 나중에 유가가 올랐을 때를 위해 보존하는 것이다.
또 이 회사는 새로운 방식의 속도 조절과 알고리즘을 사용해 펌프를 이전처럼 24시간 계속 가동하는 대신 효율성을 고려해 작동할 때와 멈출 때를 알아낼 수 있다. 그러면 연료 사용을 20% 줄일 수 있다. 펌프 사용을 줄이면 수리비용과 보수비용도 줄어 원유 배럴 당 2~3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를 안겨준다.
노스 다코다에서 셰일 원유를 생산하는 화이팅 페트롤리움은 펌프에 새로운 스피드 컨트롤 방식을 사용하면서 수리를 위해 펌프를 멈추는 시간을 48% 줄일 수 있었으며 그 결과 최근 수개월 사이 생산성이 28%나 증가했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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