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상철·김희경씨, 700m 협곡 아래로 추락
엘리콧시티 거주 한인부부가 프랑스 몽블랑 등반 중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
프랑스 동부 오트사부아 주 남동부 몽블랑 북쪽의 등산 기지인 샤모니의 웹페이지에 따르면 임상철(62), 김희경(54) 씨 부부는 지난 24일 오전 9시께 알프스 산맥 최고봉인 몽블랑 정상으로 오르는 구테 루트에서 해발 3817m의 협곡을 가로지르던 중 700m 아래로 추락했다. 프랑스 산악경찰은 두 사람은 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임 씨 부부가 사고 전 머문 산장 알펜로즈를 운영하는 조문행 씨는 “임 씨 부부가 정상에 도전하겠다며 산장을 떠났다”며 “산악경찰의 연락을 받고 구조헬기장으로 가서 임 씨 부부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 씨는 “경찰이 시신 인계를 위해 미국의 유족을 찾고 있으나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 씨의 한 친척은 김 씨가 5자매의 맏이라며, 자매들이 모두 같은 지역에 거주하고 있어 비보를 듣고 프랑스에 갈 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숨진 임 씨는 뷰티 서플라이 업소를 운영했으며, 워싱턴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했다. 2006년 콜럼비아 테니스 클럽을 창설하고, 센테니얼 한인 마라톤 동우회 산파 역할을 하는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는 만능 스포츠맨이었다. 또 지난 2011년 서부 3대 캐년 완주 등 등반 활동도 꾸준히 해왔다.
한편 임 씨 부부가 숨진 구테 루트는 몽블랑에 오르려는 산악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등반코스이다. 하지만 위험 구간이 많아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임 씨 부부가 숨진 날 오후에도 젊은 산악인 한명이 추락해 중상을 입었다.
프랑스 산악경찰에 따르면 1990년에서 2011년 사이에 구테 협곡에서 291건의 구조활동을 펼쳤다. 이 중 74명이 사망하고 180명이 다쳤다. 사고의 30%는 몽블랑 비탈에서 떨어진 암석에 의해 발생했다.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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