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공식 만찬 겸 시상식에서 소설가 한강 씨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2016년 맨부커 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으로 발표했다.
“깊이 잠든 한국에 감사드린다." 소설가 ‘한강’씨의 수상 소감 중 한 대목이다. 참 의미 있는 단어의 나열이고 아주 분명한 표현인 것 같다.
“그러니까 광주는 고립된 것, 힘으로 짓밟힌 것, 훼손된 것, 훼손되지 말아야 했던 것의 다른 이름이었다. 피폭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광주가 수없이 되 태어나 살해되었다. 덧나고 폭발하며 피투성이로 재건되었다.”(한강 소설 ‘소년이 온다’ 중)
5.18 광주, 용산 참사, 세월호 참사 등 비슷한 죽음들이 숨겨진 채로 남아있는 비극적 한국에 대한 적절한 표현이다. “5.18, 인간이 무엇이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살아있는 자들의 책무가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
36년전 신군부 전두환, 노태우 정치 군인에 의한 쿠데타 세력들의 총칼에 무참하게 희생된 영령들의 명복을 빈다.
꽃잎처럼 쓰러져간 수많은 영령들과 그분들의 가족과 친지, 아직도 그 아픔을 간직한 채 살아가고 계신 광주 시민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5.18 광주 항쟁의 정신은 민주주의를 지켜내고자 하는 것이었다.
80년 5.18 항쟁 당시 신군부 세력에 대항하면서도 시민들 스스로 서로 보듬고 아껴주며 질서를 유지하고 오직 민주주의를 외쳤던 광주 시민들의 이야기는 아직도 우리들에게 힘이 되고 자랑스러운 기억이 되고 있다.
그러나 36년이 지난 지금 ‘임을 위한 행진곡’ 조차도 맘대로 부를 수 없고, 정부 주도의 생색내기식 기념으로 변질돼가는 모습에 안타까움과 슬픔이 밀려온다.
작금의 대한민국 현실은 광주 시민들이 꿈꾸던 세상과는 너무 거리가 멀고, 아직도 당시 기득권 세력의 횡포와 탐욕과 독점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아직도 당시 광주 시민들을 폭도라 부르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도 사실 이다.
말로만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지 사실은 또 다른 형태의 독재이며 지금도 곳곳에서 민주주의를 호소하며 외치는 사람들에 대한 똑같은 모양의 폭력이 일어나고 있다. 광주를 두 번, 세 번 죽이는 통탄할 상황이다.
이제 다시 광주를 기억해야 한다. 민주주의를 지키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5.18 광주정신으로 다시 돌아가 민주의 나라, 평화와 통일의 나라로 바로 세워야 한다. 그것이 5.18 광주 항쟁을 바르게 기념하는 것이고, 80년 광주에서 목숨 바쳐 지키고자 했던 그 민주주의를 완성하는 길이다.
그것이 살아남은 자들이 가야할 길일 것이다.
<이재수 미주희망연대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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