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세월이 흘러 두꺼운 책 사이에 끼어있던 누리끼리 변해버린 오랜 사진을 본다. 촌스럽지만 비슷비슷한 꽃다발 너도나도 가슴에 안고 찍은 졸업사진, 단체 여행 기념사진, 형제 모두 옹기종기 대청마루 끝에 앉아 어깨동무하고 찍은 어린 시절 모습들이 정겹다. 아버지와 엄마의 사진 속의 모습은 청춘 남녀에 얼굴이셨네. 들여다보고, 넘겨보고 참으로 그리운 보고 싶은 얼굴이다. 흘러 흘러간 시간 무심했던 마음, 철없이 내뱉은 실언은 내 마음을 언짢고, 구슬프게 한다. 긴 세월인데 잠깐 살아온 인생 같다. 그래서 더 그리운 마음이다.
사계절 피고 지는 오색 가지 예쁜 꽃들도 시들어지면 묶어서 꺾어서 훌쩍 던져버린다. 우중충한 날도, 비 오는 날도, 엊그제 청명하고, 화창한 날은 아쉬워한다. 누구나 한번만 살다가는 세상인데. 기세호기 한 세월을 살고 가는 사람도 비바람과 서리를 맞으면서 살다가는 사람도 행복한 부와 복을 누리고 살고 가는 사람. 어느 가슴 속 한 구석 그리웠던 그리움이 있을 것이다. 신념을 갖고 살면 젊어지게 산다는데. 의혹이 많으면 늙어지게 산다는 것. 그 어느 날인지는 약속한 날은 몰라도 오늘 하루도 어제를 그리워하면서 잘 살아야 하는 것.
인생은 고해라고 한다. 그래도 하늘의 소망을 품고 넘어져 또 다시 일어나는 ‘칠전팔기‘ 신념으로 이 세상을 긍정적으로 살아가야 할 것이다. 그리웠던 그 시절을 가슴에 품고 노후를 잘 살아야 하는 것이 지혜로운 나머지 인생의 몫일 것이다.
<박봉림 / 두란노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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