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서울 강남역 근처 한 화장실에서 한 여인을 칼로 찌른 살인 사건은 많은 여성들을 공포로 몰아넣었고, 이 끔찍한 사건이 단순히 정신분열증이 있는 한 남자의 “묻지마 살인사건"이라고 경찰이 얘기한다지만 많은 사람들이 불안한 현실에 더 흥분하고 이것은 약한 여성에 대한 혐오범죄 라고 외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그곳 강남역에는 오늘도 가슴 아픈 사연과 분노가 적힌 수천개의 메모지가 불어있고 꽃다발과 촛불 시위도 계속 이어진다고 한다. 마침 오늘 텔레비전의 현장 검증을 지켜본 많은 사람들은 범인이 우리가 매일 볼 수 있는 모습의 순한 옆집 총각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는데 다시한번 놀랐다고 한다.
“약육강식" “인생은 승자 만이 살아남는다" 라는 말들을 가끔 듣지만 그래도 단지 우리가 약한 여자라는 이유 때문에 이렇게 불이익을 당하고 한번도 본적이 없는 사람에게 살인을 당한다는 사실은 생각만 해도 너무 억울하고 황당하다. 그리고 그 자리에 마침 내가 있었다면 이라고 생각만 해도 몸서리쳐지고 끔찍하다. 만일 그 여자가 내 언니나 동생 또 내 엄마 일수도 있다는 생각에 까지 닿으면 참을 수 없는 분노에 많은 이들이 몸을 떤다. 그래서 수많은 여성들이 거리로 나와서 여성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강간당하고, 살해까지 당한다면 이건 너무 불공평 하다는 것을 크게 외치고 있다.
이 운동에는 여자들뿐만 아니라 일부 남자들도 함께 동참하여 화장실 개선과 여성 보호 시민운동이 일어나고 있으며 여성의 안전을 위한 사회의 개선을 외치는 소리는 분노로 변해가며 퍼져가고 있다.
페미사이드(Femicide/Feminicide) 라는 말은 문화 폭력으로 여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폭력과 살해를 당한다는 말로써, 사건이 발생한 후 개선을 요구해 보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 당시 상황만 적당히 지나가다 오래지 않아 그 사건마저 서서히 잊어버리고 허공에 발차기로 끝남에 분노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약한 여성들은 동지를 만난 듯 그동안 여자여서 당해왔던 억울한 사연들을 더 큰 목소리로 말하며, 우리말을 들어 달라고 울부짖는 것이다.
그곳에는 “육식 동물이 나쁜 것이 아니라 범죄를 저지르는 동물이 나쁜 겁니다" 라는 애니메이션 만화 영화의 말을 쓰고 어떤 노트에는 “남성이 나쁜 것이 아니라 바로 범죄를 저지르는 남성이 나쁜 겁니다" 라고 써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남성 모두를 범죄자로 몰지 말라는 말도 함께 적혀 있다고 한다.
이번에 상을 받은 책 한강 씨의 “채식주의자"에서 고기를 먹지 않는 딸의 입에 강제로 탕수육을 쑤셔 넣으며 윽박지르는 아버지의 태도에서 딸은 강한 트라우마를 느끼며 이는 그녀의 기억에 아버지가 오랫 동안 가부장적 폭력자로 남아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녀의 아버지는 그 사실이 얼마나 오랫동안 그녀를 아프게 했는지 아마 몰랐을 거라고 했다. 하기는 한국이 아닌 먼 아랍에서는 집안에서 반대하는 결혼을 하겠다는 딸을 가족들이 ‘명예살인’이라는 이름하에 살인을 공공연히 한다니 정말 경악할 일이다. 그리고 짧은 치마를 입었다고 집에다 가두고 때리고...
이제 세월도 많이 지나고 매일 변해 가는 세상이니 인간도 오랫동안 몸속에 질병 처럼 자리 잡아온 남성 우월주의 생각들을 조금씩 바꾸어 가야 할 때가 된 것이 아닐까. 아무리 자기만 우월 하다는 생각들이 DNA 안에 꼭꼭 자리 잡고 있다해도 이제는 상대방을 조금은 배려하고 약자를 더 걱정하며 특히 여인을 무시하는 광기어린 악습은 바꾸어져 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무슨 이유에서라도 가정 폭력, 사회폭력은 영원히 사라져야 한다.
이번 강남역 살인사건은 단지 남녀의 얘기가 아닌 악습에 맞서 저항하는, ‘반문명’에 대한 ‘문명’의 충돌인지도 모른다.
<이혜란 국제펜클럽 워싱턴 실버스프링,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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