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리 조 프레슬리 한라함 스튜디오 원장
▶ 내년 1월에 ‘유산’이란 주제로 리사이틀 준비

고 한라함 선생(왼쪽)과 제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메리 조 프레슬리 원장
한라배 함 스튜디오(원장 메리 조 프레슬리)가 내년 1월15일 오후 4시 하와이대학교 오비스 오디토리움에서 창립 60주년 기념 공연을 갖는다.
2017년 미주한인이민 114년을 맞는 이민종가 하와이에서 한국 전통무용의 맥을 잇고 있는 한라함 스튜디오의 역사를 돌아보고 역대 스승들의 유산을 기리는 이번 공연을 위해 프레슬리 원장은 안무에서부터 광고 포스터, 광고 문안까지 챙기며 80순의 나이에도 분주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한라함 스튜디오의 유산>故 한라 배 함(1922-94) 여사는 부산에서 태어났다. 다섯 살 때 일본으로 건너가 배구자 선생에게서 춤을 배웠다. 결혼으로 하와이로 이주해 1950년 하와이 YWCA에서 처음 한국 춤을 소개한 이래 하와이 곳곳에서 한국 춤의 춤사위를 선보이는 열정으로 하와이대학에서 한국 춤을 가르칠 수 있게 되었고 1952년 첫 공연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라 함 선생은 자신의 춤만 아니라 한국의 주요 무용가들을 초청해 한국무용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역시 고인이 된 김천흥 선생이 1963년 호놀룰루에서 궁중무용 공연을 갖는 등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하와이를 자주 찾아왔고 하와이대학교 한국학센터에 자료도 많이 기증했다. 딸(김정원)도 한때 스튜디오에서 한국춤을 가르쳤다. 또 박수(남자무당) 이지산은 1976년부터 간헐적으로 이곳을 방문, 3-4개월씩 머물면서 굿과 농악 공연 뿐 아니라, 무속 관련 각종 소품과 그림, 의식절차 등을 자세히 소개했다. 배한라는 이를 바탕으로 1980년 한국 샤머니즘에 대한 한ㆍ영문 저서를 동시 출간하기도 했다. 이는 하와이 현지 인류학자나 민속학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김덕수 사물놀이 공연단도 하와이를 찾아 하와이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사물놀이 강습을 하며 지역사회를 위한 공연을 갖기도 했다. 한라함 선생은 생전에 배구자의 춤바탕에 서양무용 스타일을 가미한 무용극 형식의 작품을 즐겨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전통 한국무용의 뿌리를 중시해 김천흥, 이지산 외에도 한국 근대무용의 확립자로 평가받는 한성준과 불교예술의 제1인자 고 박송암 스님 등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 한라함 선생은 1993년 미주한인이민90주년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1994년 1월29일 유명을 달리했다. 생전에 가족도 없이 외로운 삶을 살다 떠난 고인을 위해 당시 한라함 스튜디오에서 탈춤을 배웠던 팔목단 회원들은 고인을 위해 상주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고 하와이 한인사회는 최초로 ‘한인사회장’으로 고인의 마지막 길을 외롭지 않게 보내 드렸다.
그러나 2016년 오늘의 한라 함 무용스튜디오는 그 역사와 유산에 비해 너무 초라하고 쓸쓸하다.
한라함 스승이 타계한 1994년 이후 한라함 재단이 설립되었지만 프레슬리 원장이 겨우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재정난에 원장이 한국인이 아니다 보니 문화적으로 언어적으로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인하공원 옆에 위치한 스튜디오 입주 건물이 매각되어 난감한 상황이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팔순 노익장 선생은 꿋꿋하게 하와이 각종 로컬 행사장과 동포사회 각종 행사에서 한국 전통 춤사위와 음악을 선사하고 있다.
그러나 요즘 들어 후계자 문제로 고민이 많다고 고백한다. 배한라 선생에게 배운 북춤, 장구춤, 부채춤, 승무, 살풀이, 산조춤 등 레퍼토리를 제자들에게 가르치고 있지만 자신이 믿고 물려 줄 후계자를 키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강생은 현재 30여명으로 아무래도 한국이민의 후손이 많지만 다른 아시아계나 미국인도 적지 않다고. 벽안의 메리 조 프레슬리 원장(사진 위 1934년생)은 1962년 마미야 극장에서 열린 배한라 선생의 춤을 보고 반해 한라함 여사의 수제자로 입문했다고 전한다.
당시 프레슬리 원장은 오하이오주립 볼링그린대학에서 체육과 무용을 공부하고 호놀룰루 카메하메하 고교에 교사로 부임하기 위해 하와이를 찾은 입장으로 한국 무용은 문외한으로 그 이전까지 전혀 관심이 없는 상태였다는 것.
하와이대학교에서 한국 무용 춤사위를 익히기 시작한 프레슬리는 1974년 하와이대학교 무용학과 조교가 되었고 1994년 한라함 여사가 타계한 이후 한라함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녀는 무용과 한라함 스튜디오와 결혼했다고 공공연히 말한다. 지금도 매 주 40여 시간 무용을 가르치며 한국 무용에 대한 열정을 불사른다. 티켓 예매는 10달러, 행사 당일 15달러, 시니어 10달러. 문의 949-2888

1993년 미주한인이민90주년 한인사회 각종 행사장에서 공연을 가진 팔목단 회원들. 왼쪽 뒷줄부터 시계방향, 와이키키 리조트호텔 정인섭 전 총지배인, 양세훈 전 총영사, 최경환, 고려한의원 채광웅 전 원장, 고 배성근 문추위공동위원장, 고 김정남 전 한인회장, 전 중앙일보 하와이지사 오성진 기자. <본보 자료사진>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