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라는 미증유의 사태로 대통령 탄핵이라는 국란에 직면해 있다. 현 시국은 한국전 이후 국가의 흥망이 가장 크게 걸린 비상사태라고 본다. 지금 국민의 최대 관심사는 크게 헌재의 탄핵 판결과 국정 공백의 최소화 그리고 차기 대선에 모아지고 있다.
대통령은 국정의 최고 통치자이므로 나라를 어지럽히면 위법의 유무, 과오의 대소를 떠나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하루 빨리 물러나야할 대통령은 갈 때까지 계속 버텨 보겠다는 심산이고, 그동안 국정농단과 혼란에 무관하다고 할 수 없는 정당들은 무슨 큰 공이라도 세운 양 입버릇처럼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며 각종 달콤한 구호를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사실은 당리당략에 혈안이 되어있다.
문제는 대통령이 하야하고 새 대통령을 뽑는다고 모든 일이 해결되느냐 하는 점이다. 희망사항일 뿐 한갓 기대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추단하는 데는 확실한 역사적 배경이 있다.
1960년 4.19 학생의거로 이승만 정권이 무너지고 어부지리로 민주당이 집권하였으나 데모 망국론이 나올 만큼 사회혼란이 심각하여 마침내 군사 쿠데타의 빌미를 제공하였다.
이번 탄핵도 정치력보다는 물리적 힘, 즉 시위라는 국민의 직접정치가 절대적인 영향을 주었다. 자발적인 집회 참석자도 있었지만 노조, 사회연대 같은 준 정치단체의 작용도 컸던 만큼 앞으로 그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거리로 나오려고 할 것이다.
국회는 그들의 힘을 이용한 원죄가 있으므로 한국의 대의민주주의는 그만큼 후퇴할 것이고 사회혼란은 그만큼 커질 것이다.
이번 탄핵을 주도한 촛불시위가 위대한 시민혁명이라 추켜세우지만 한국의 민주주의는 현재의 보수세력인 50-80대가 이미 1960년부터 꾸준히 펼쳐와 이룩한 결과이다. 그러므로 새삼 이런 일이 또 다시 벌어진 것은 특정인의 잘못 보다는 순전히 본분을 태만히 해온 정치권 전체의 책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날 한국의 당면문제는 국정안정, 민생문제, 외교안보 같은 눈앞에 놓인 사항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절실하고 중요한 일은 국민들의 화합과 단합이다. 그동안 정치권 싸움으로 국민끼리 갈라서고 반목하고 불화한 일이 얼마나 많았던가?남북한이 갈라진 것도 민족적 비극인데 국민과 아무런 관계없는 정치권의 이해싸움으로 국민들이 편을 갈라 원수처럼 싸우는 일은 정말 어리석다. 이는 조선시대에 되풀이 되었던 사화(史禍)들과 무슨 차이가 있는가? 같은 나라의 국민끼리 분열하고 반목하는 일은 엄청난 국가적 손실이다.
한국의 엘리트 계층 중 최순실 사태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죄는 처벌 받아야 하지만 사람은 미워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금 한국에서 절실한 것은 국민들이 마음을 열고 하나가 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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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연 수필가·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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