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공군 F-16 전투기.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러시아 폭격기가 이틀 연속 미국 해안 상공에 출현해 미 전투기들이 대응 출격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최근 시리아 사태를 둘러싸고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러시아가 무력시위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정확한 배경을 놓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러시아 장거리 폭격기 ‘TU-95 베어’ 2대는 지난 19일 저녁 알래스카 해안에서 40마일 떨어진 지점까지 근접 비행했다. 폭격기들은 해안선에서 12마일 거리인 미국 영공을 침범하지는 않았지만, 방공식별구역(231마일) 안에는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앵커리지 공군기지에서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E-3 한 대를 출격시켜 러시아 폭격기들이 자국 기지로 귀환할 때까지 몇 시간을 따라 다녔다.
전날에도 TU-95 베어 2대가 알래스카 남부 코디악섬에서 100마일 떨어진 지점에 접근하자 미 F-22 스텔스 전투기 2대와 E-3 통제기가 긴급 발진해 12분 동안 대치했다. 게리 로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폭격기들을 안전하고 전문적인 방식으로 차단했다”며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무장한 러시아 전투기들이 미 본토 인근에서 근접 비행을 한 것은 2015년 7월4일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도 TU-95가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 해안 주변에 잇따라 출몰했는데, 독립기념일을 맞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축하 전화를 하는 와중에 군사적 긴장을 불러 논란이 되기도 했다.
미 본토뿐 아니라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근접 비행에 따른 충돌 위기는 자주 있었다. 지난해 9월에는 흑해 공해상에서 작전활동을 하던 미 정찰기에 러시아 전투기가 불과 9미터 간격을 유지한 채 비행하다 충돌 직전까지 갔고, 그해 1월에도 흑해에서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당시 우크라이나와 시리아 사태 등 국제분쟁 사안을 두고 러시아와 서방 간 갈등이 지속되는 시점에 발생한 사건이어서 러시아 측의 의도적 군사행동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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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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