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신부 후손으로 빅 아일랜드 존경받는 시장
▶ “후배가 후퇴시킨 카운티 시정에 대한 신뢰 회복이 급선무, 임기 마치고 빅 아일랜드 천혜의 자연과 더불어 손주들과 소박한 삶 살고 싶어”
한인 2세, 해리 김 시장(1939년생)은 2000-20008년까지 하와이 카운티 시장재임 후 은퇴 생활을 즐기다 지난 해 주민들의 강력한 부름을 받아 세 번째 임기를 맡고 있다. 한국일보 하와이 창간 45주년을 맞아 한인 최초 미국내 카운티 시장 3선 임기를 역동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해리 김 시장을 찾아 보았다.
해리 김 시장의 선거 및 당선 과정은 기존의 정치인들과는 달리 이색적이다. 용암이 흘러 내리는 빅 아일랜드에서 24년간 민방위국장으로 활동하며 시뻘겋게 흘러내리는 용암으로부터 시민들을 구출하고 돕던 해리 시장은 첫 시장직 도전 당시 10달러 선거기금 모금으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한 장본인으로 미 전국에 알려지며 주목을 받았다. 시민들이 결집해 해리 김을 시장으로 당선시킨 것인데 이같은 시민들의 신뢰는 그를 3선 시장으로 오늘이 있게 했다.
지난 두 번의 임기에 대한 주민들의 평가가 오늘 이 자리에 있도록 만들어 준 것이라고 믿는 김 시장은 자신의 지난 재선 기간동안 시장으로서 업무를 시민들이 얼마나 특별히 여겼는지 알게 됐으며 이번 세 번째 임기는 그런 의미에서 더욱더 뜻 깊다고 밝혔다. 지난해 전임 시장의 법인 카드 남용 관련 혐의로 하와이 카운티에 대한 신뢰도가 무너진 가운데 시민들로부터 시정부를 제대로 세우는 구원투수로 다시 부름을 받은 김 시장은 임기동안 가장 먼저 흩어진 민심과 신뢰를 다잡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시장'은 정치인으로 보이지만 사람들을 위해 진정한 선을 행할 수 있는 정말 좋은 직업”이라고 강조하는 김 시장은 "단순히 업무를 넘어 나의 선의를 통해 주민들이 자랑스러워 하길 바라고 나중에 이 시기를 되돌아봤을 때 정말 최선을 다했구나라는 생각이 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현재 노숙자, 절도범, 경찰 부족, 예산 부족이 가장 큰 빅아일랜드 문제로 손꼽고 있는 김 시장은 임기 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선거운동 당시 결집된 민심처럼 다시 시 당국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 시장은 시장직 재선에 보여준 시민들의 놀라운 반응에 이어 가족이야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표정이 어두워지며 어린 시절 사별한 선친에 대한 진한 그리움을 감추지 못했다. 8남매 그 누구도 15살 때 돌아가신 선친이 나쁜 말 하는 것을 보지 못했고 부모님 모두 타인에 대한 증오를 보이지 않고 가르치지도 않았다고 기억한다. 영어 한마디도 못하는 사탕수수농장 이민자가 오로지 8명 아이들의 생계를 위해 희생과 더불어 올바른 가치관을 보여준 부모님 덕분에 8명의 아이들은 모두 칼리지에 입학해 엔지니어, 교사 등 반듯하게 자리를 잡았다고 전한다.
부모님처럼 ‘세계 평화’를 꿈꾸는 김 시장은 분단으로 나누어진 한국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고 미국이 한국의 분단에 일조했다는 것에 대해 깊은 슬픔이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독일과 달리 한국의 경우, 북한에는 태어나자마자 증오를 가르치는 지도자가 있어 현실적으로 통일이 더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남북통일을 꿈꾸며 그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는 희망을 전했다.
“국적은 어느 국가의 일원인지 결정할 뿐 행동과 생각 등 모든 가치는 한국인 부모님으로부터 물려 받았으며 민족적 배경이 마음과 영혼, 정체성을 결정한다”고 전하는 김 시장은 자신은 `한국인이고 한국 민족성을 가지고 있다'고 당당히 밝혔다. 그래서 "올림픽 경기에서도 한국을 응원하고 집에 현대차도 있다”며 젊은 차세대들에게 “한 발 물러나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우리가 누군지 깨달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전쟁으로 인해 생존을 급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했던 우리 조상들로부터 강한 정신적 DNA를 물려 받았다”며 "부모님이 생존해 있다면 조금 더 잘해드리고 혐오와 증오를 접고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꽃을 무척 좋아한다"는 김 시장은 그래서 명함 뒷면에 항상 꽃 사진을 프린트 하고 다닌다고. (사진 위)시장직 첫 출마 당시 김 시장은 부모님 산소를 찾아가 헌화하며 “아들이 시장에 출마하는데 혹시 낙선하더라도 슬퍼하지 마세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시장직에 당선 된 그날 다시 묘역을 찾아 “당신의 아들이 이제 시장이에요”라고 말하며 또 다른 꽃 한 송이를 옆에 두었다고 한다. 김 시장은 3선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 난 후에는 손주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며 특별한 것 없이 아름다움과 선함, 평화를 추구하고 사랑하며 살아가고 싶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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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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