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기 단장무궁화합창단
'무궁화 합창단' 선율로 다민족사회 하와이 민족간, 세대간 하모니 이루며
문화민족으로서 한국인 자부심 높이며 국위선양 앞장
하와이에서 33년간 꾸준하게 무궁화합창단 연례 음악회를 개최하며 합창을 통한 동포사회 하모니를 주도하고 있는 강영기(95) 전 단장. 그의 음악적 열정은 일제 강점기 일본에서 음악교육을 받으며 기초를 다진 정통 음악인의 순수한 음악사랑 그 자체이다.
1922년 경상북도 영덕에서 태어난 강 단장은 13살때 일본으로 건너가 1944년 동경제국대 음악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해방 후 음악교원 양성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음악교육의 기초를 다지는데 앞장섰다.
대구지역에서 중고등학교 음악교사로, 숙명여자대학교, 추계예술대에서 후진 양성에 앞장서며 음악을 통한 대한민국 발전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특히 '향성', '영성' 합창단을 창단하고 활발한 국내외 순회공연을 펼치며 범국민제창운동을 전개한 공로로 경북문화상을 수상하는 등 합창을 통한 조국분열은 물론 한일양국 국민의 정서적 하모니를 이루는데도 앞장서 왔다. 강 단장의 하와이와 인연은 1976년 미국독립 200주년을 축하하기 위한 영성합창단 순회연 차 하와이를 방문한 것에서 기인한다. 당시 김창환 원로목사를 만나며 그리고 부인의 권유로 강 단장은 1983년 하와이로 이주, 그 해 목사?교수?가정주부 등 중년이상 30명이 뜻을 모아 남녀 혼성 합창단 '무궁화합창단'을 구성했다.
이후 이 합창단은 하와이 한인사회 유일의 합창단으로 각종 행사에 서 우리의 가곡?민요는 물론 수준높은 정통 클래식 음악 등을 선보이며 동포사회는 물론 다민족사회 하와이에서 음악을 통한 소통과 한국인의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한국인에 대한 주류사회 인식이 낮았던 70-80년대 초반 국경일 행사장에서 선보이는 무궁화합창단의 수준높은 해외 각국의 민요 및 클래식 음악 선곡은 행사장을 찾은 외교사절들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강 단장의 음악적 소양을 인정받기에 충분했다. 애초 남녀 혼성합창단으로 출발한 무궁화 합창단은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남성 단원들의 참가가 저조해 2004년부터 여성합창단으로 그 명맥을 이어오다 지난 해 남성 단원들이 충원되어 애초 취지의 혼성 합창단으로 공연을 마친 바 있다.
이젠 거의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하고 있는 강단장은 32주년 기념 공연을 앉아서 지휘한 것을 마지막으로 지휘봉을 후배에게 넘겨 주고 지난해 33주년 기념 공연에서는 객석에서 시종일관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표정으로 공연을 지켜보며 열띤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강영기 단장으로부터 지휘봉을 물려 받은 신임 단장은 계명대학교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가르친 이청행 교수로 지난해 첫 음악회에서 무궁화합창단의 역사와 전통에 걸맞는 음악 세계를 보여주며 갈채를 받았다. 합창은 여러사람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하나의 곡을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에 지휘자의 통솔력과 단원들의 마음의 일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많은 연습이 필요한데 바쁜 이민생활 속에서 정기 연주회를 33년간 이어 올 수 있는 것은 단원들과 무엇보다 강 단장의 음악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열정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무궁화합창단에 대한 강 단장의 뜨거운 열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부인(강영진 한양대 성악전공)이 새로이 선임된 단장을 도와 오는 11월로 예정된 제34차 무궁화합창단 정기연주회를 위한 정기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순수 음악인 강영기'의 하와이 이민생활의 모든 것이 된 '무궁화 합창단'은 애초 합창을 통한 친목단체이기 보다는 하와이에서 순수음악, 정통 클래식 음악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음악학교로서 역할을 할 목적으로 조직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강 단장은 클래식 음악은 인간의 인성을 찾아 존엄을 알리는 과정으로 대중음악의 홍수속에 설 곳을 잃어가는 것이 아쉽지만 이를 지켜가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며 단원들의 발성 및 음악적 기초를 다지는 작업을 집중 훈련하고 있다고 한다. 이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무궁화합창단은 지금도 매주 월요일 오후 6시에 한인기독교회에서 연습을 한다. 월 회비는 20달러.
부인 강여사는 "무궁화 합창단의 정기연주회가 33년간 이어지기까지 단원들의 순수 음악에 대한 열정 그리고 강 단장의 음악적 열정 외에도 한인기독교회의 보이지 않는 지속적인 후원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강 여사는 "가난한 음악가 부부가 그래도 하와이 이민생활의 버팀목이 된 것은 무궁화합창단 때문이었다"며 "삶이 다하는 그날까지 무궁화합창단을 통해 인간의 존엄과 품격을 높이고 영혼이 맑아지는 아름다운 음악 선율을 들려주고 싶다”는 강 단장의 소망을 대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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