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사 줄고 회비 납비 저조… 기부도 한계
▶ 의류협회·봉제협회·섬유협회 ‘불경기 실감’

경기 침체의 여파로 회원(사)이 줄어들고 회비 수입도 급감하면서 재정난을 겪고 있는 한인 경제단체들이 올해 송년모임까지 취소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한 한인 경제단체의 회의 모습.
“솔직히 회비와 이사회비가 넉넉하면 올해 송년 모임 했겠죠.”
한 한인 경제단체장의 말에서 경제단체가 처한 현실이 녹록하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한인 경제단체들이 회원들의 회비 납부율이 저조해지면서 힘든 겨울을 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불경기 여파에 재정난까지 겹치자 연말 송년 모임을 취소하는 사태까지 줄지어 벌어질 정도로 한인 경제단체들에게 올 겨울은 더욱 추운 계절임에 틀림없다.
4일 한인 경제단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단체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회비 납부실적이 저조해짐에 따라 재정 부족을 겪고 있는 것은 한인 경제단체들의 공통된 현상이다.
한인 경제단체들은 등록 회원(사)과 이사들이 납부하는 ‘회비’를 주 수입원으로 삼고 있다. 회비로 운영되는 주요 경제단체들의 속성상 회비 납부율이 저조하면 단체 운영에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렇다고 각 경제단체 회장과 이사장의 소위 ‘자발적 후원금’에 의지할 수 있는 것도 한계다. 운영하는 업체의 영업 실적도 불경기에 힘들어지다 보니 주머니에서 나올 수 있는 후원금도 줄고 있는 상황이다.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LA 다운타운 자바시장을 근거지로 삼고 있는 한인 경제단체들이 재정적 어려움이 특히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의류협회(KAMA)는 회비를 내는 회원사가 줄어들었다. 자바시장 내 한인의류업체 수는 700~750개로 추정된다. 이중 프리미엄 회원으로 1년 회비 450달러를 납부하고 있는 업체 수는 200여개 남짓에 불과하다. 25% 안팎 수준이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프리미엄 회원이 800여개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한인의류협회가 올해 송년 모임을 겸한 갈라 행사를 취소한 것도 재정 부족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협회 안팎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인봉제협회 역시 전체 500여 회원 업체 중 정상적으로 250달러의 회비를 납부하고 있는 ‘정회원’ 업체는 30%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봉제업계의 불황이 깊어지면서 임원진들이 후원금을 부담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
각종 세미나를 후반기에 개최하지 못한 것도, 또 올해 송년 모임도 취소한 것도 한인봉제협회가 처한 척박한 재정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미주한인섬유협회(KATA) 역시 재정적으로 어려움 겪고 있다. 회원사가 줄면서 회비 납부가 급감한데다 임원진에 선뜻 나서는 회원들도 없는 형편이다. 올해 송년 모임을 열지 않기로 결정한 배경에는 재정 부족에 따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오는 9일 송년모임을 갖는 가주한미식품상협회(KAGRO) 역시 회원업체 수에 비해 회비 납부율이 저조하기는 마찬가지다. LA챕터에 등록된 1,700여개 업체 중 회비를 납부하는 곳은 20~3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연 회비 120달러를 회원 업체에게서 받아서 매년 장학금 지급을 비롯한 각종 사업을 진행하기에 빠듯한 형편이다.
그나마 LA 한인상공회의소(상의)의 경우 다른 협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
상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사 회비는 연 1,200달러로 현재 납부율은 대략 70% 수준이다. 갈라나 골프대회 등 행사보다도 이사 회비가 상의 운영해 매우 중요해 납부를 독려해야 한다는 게 상의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한인 경제단체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아 여유가 없어 회비를 납부하지 않는 것도 있지만 협회가 해주는 게 없다는 이유가 더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협회의 존속에 의미를 두고 공동체 의식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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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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