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인들의 진술 번복 기록 발견돼 무죄… “형사사법체계 망가져”
미국에서 살인죄로 무려 30년 동안 교도소에서 지낸 한 남성이 무죄로 풀려났다.
필라델피아주의 남성 커티스 크로스랜드(60)는 최근 교도소를 나온 뒤 "나는 극도로 기쁘고 행복하다. 30년 만에 그날이 왔다"고 말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1일 보도했다.
자녀 5명과 약혼녀, 손주 32명을 둔 그는 "여전히 아빠라는 감정이 좋다. 나를 원하는 사랑하는 가족 곁으로 왔다"며 기뻐했다.
서른 살부터 억울한 옥살이를 하다가 60세 중년에 자유를 찾은 감격이었다.
크로스랜드는 1991년 2급 살인, 강도, 범죄 도구 소지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수감 생활을 해왔다.
1984년 필라델피아에서 발생한 식료품 가게 주인 피살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크로스랜드의 변호사 클로디아 플로레스에 따르면 당시 토니 허씨는 밤에 식료품 가게의 문을 닫기 불과 몇 분 전에 복면을 쓴 총격범에게 피살됐다.
이 사건은 수년간 해결되지 않았고 크로스랜드도 1987년까지는 용의자로 의심받지 않았다.
그러나 물리치료사 조수로 일하며 대학 진학을 준비하던 그는 갑자기 살인범으로 몰려 감옥에 갇히게 됐다.
크로스랜드에 대한 기소는 증인 2명의 진술을 바탕으로 이뤄졌는데 이 증인들이 나중에 증언을 번복했음에도 판결은 장기간 바뀌지 않았다.
증인 중 한 명인 델로레스 틸그만은 1988년 경찰에 크로스랜드가 다른 사람들과 살인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우연히 들었다고 진술했다가 나중에 이를 철회했다.
또 다른 증인 로드니 에버렛은 경찰관들에게 크로스랜드가 토니 허씨를 살해했다고 자신에게 자백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에버렛은 당시 경찰의 강요로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크로스랜드의 변호사에게 털어놨다.
에버렛은 수감 생활을 하던 중 자신의 사건과 관련해 경찰로부터 관대한 처분을 받으려고 거짓 증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크로스랜드에 대한 판결은 올해 6월에 돼서야 무죄로 바뀌었고, 여기에는 필라델피아 지방검사 래리 크래스너의 역할이 컸다.
크래스너가 이끄는 팀은 사건 수가 초기부터 작성된 필라델피아 검찰 및 경찰의 기록을 수개월 동안 검토했다.
그 결과 크로스랜드가 범죄에 연루되지 않았고 증인들의 진술이 번복됐으며 경찰이 다른 용의자까지 지목했던 사실도 밝혀냈다.
크래스너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필라델피아 경찰과 검찰이 정의를 추구하고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역사적으로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크로스랜드도 "형사사법체계가 얼마나 망가지고 불공평한지 드러났다"며 유감을 표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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