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림픽 중계 편파적” 주장, “중국 지도에 대만 빼놓고 우승자 찡그린 표정 실어”
중국이 도쿄올림픽에 잔뜩 심사가 뒤틀렸다. 메달을 못 따서가 아니다. 중국 선수에 대한 미국과 영국 매체의 중계 행태가 편파적이라는 불만 때문이다. “악랄하다”거나 “중국을 비하한다”는 격한 반발이 터져 나왔다. 경기장의 치열한 승부 못지않게 중국과 서구의 장외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7월23일 개막식 날부터 중국 여론이 들끓었다. 미 NBC가 중국 선수단 입장 장면에 삽입한 지도가 화를 돋웠다. 일본과의 영유권 분쟁이 끊이지 않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는 고사하고 ‘하나의 중국’을 상징하는 대만조차 중국 영토에 포함돼 있지 않았던 것이다. 불과 3주 전 공산당 100주년을 맞아 시진핑 주석이 톈안먼 망루에 올라 “중국을 괴롭히면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이라며 “대만의 독립 계략을 단호히 분쇄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도발이나 다름없었다.
중국은 “스포츠를 정치화하려는 꼼수에 반대한다”고 강력히 항의했다. 뉴욕 주재 중국 총영사관은 “지도는 국가 주권과 영토의 완전한 표현”이라며 “중국인의 존엄과 감정을 심각하게 해치고 올림픽 정신에 어긋나는 행위를 즉각 시정하라”고 촉구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도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없는 미중 관계가 평화와 화합의 제전인 올림픽을 통해 오히려 더 악화할 빌미만 남긴 셈이다.
다음 날 중국은 또다시 분통을 터뜨리며 미국을 맹비난했다. 중국 사격선수 양첸(21)이 도쿄올림픽 1호 금메달의 영광을 안았는데 CNN이 비아냥대며 악담을 퍼부었기 때문이다. CNN은 헤드라인을 ‘올림픽 첫 금메달 중국 품에… 그보다 더 많은 코로나19 확진’으로 잡았다. 금메달보다 중국의 코로나 상황을 부각시킨 기사였다. 나흘 전 난징에 유입된 델타 변이로 중국 내 신규 확진자가 35명으로 늘어날 때다.
중국은 영국 로이터 통신에도 화살을 돌렸다. 여자 역도에서 우승한 허우즈후이(24)의 얼굴 사진을 하필 바벨을 들 때 찡그린 표정으로 실었다는 이유에서다. 밝게 웃거나 말쑥한 외모의 다른 금메달리스트와는 차이가 컸다. 이에 주스리랑카 중국대사관은 트위터 계정에 “굳이 이 사진을 선택한 건 그들이 얼마나 추한지를 보여줄 뿐”이라며 “정치나 이념을 스포츠 위에 두지 말라”고 몰아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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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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