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정말로 너무했어, 죽자고 고생해서 애는 내가 낳았는데 왜 호강은 당신 혼자만 해?"
" 맨날 친구들하고 축하연이 며칠 째야?"
요즘 젊은 세대들이야 출산 준비 교육에도 같이 다니고 고통(?)도 분담할 정도로 남자들이 헌신적이지만 고리타분한 냄새를 약간이라도 풍기는 세대들은 부엌과 산실은 금남의 구역으로 알고 지냈다. 사내녀석이 부엌에서 얼쩡거리면 무엇이 떨어진다는 할머니들의 호령에 겁먹어 어릴 적부터 훈련(?)들이 잘된 덕분이었나 보다.
일생을 말다툼 한번 안 해보고 살았다는 부부들의 거짓말 같은 얘기를 들을 때면 과연 그들이 우리와 같은 땅에서 같은 공기를 마시며 사는 사람들인가라는 의문은 보통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가슴에 품어봤겠다.
그럴 정도로 부부간의 백년해로란 힘들고도 긴 과정이다.
그래서 학자들간에는 가끔 있는 부부싸움은 생활을 윤택하게 해주는 촉매작용을 한다는 귀가 솔깃해지는 그럴싸한 말도 들려준다. 그렇지만 가끔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일어나는 마찰은 세월이 갈수록 남자 쪽을 곤궁으로 몰고 간다. 부부싸움의 시작은 모두가 별 볼일 없는 자그마한 일들이 불씨를 제공한다. 말이 오가다 보면 남자 쪽은 으레 실탄이 먼저 떨어지기가 일쑤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실탄이 떨어질 때가 되면 일단 전장에서 물러서지만 성질 급하고 난폭한 이들은 순간적으로 석기시대로 돌아가고 만다.
일반적으로 매맞고 사는 여인들은 그들 나름대로 원인 제공을 한다지만 아무래도 남성위주의 창작품 냄새가 짙게 풍긴다.
보통 때면 몇 마디씩 오가다 흐지부지되지만 한동안 곪았던 게 터지는 날이면 역사시간이 시작된다.
십년전, 이십년 전으로 돌아가 여러 사람 앞에서 망신당하게 만든 이야기에 시누이가 섭섭하게 했다는 목록이 자세하게 나열되고 시어머니 말씀에 가슴에 박힌 비수에 "친정어머니 오셨을 때 더 따뜻하게 해드렸으면 누가 벌금 물리려냐"는등 역사강의가 시작되면 미주알 고주알이 다묻어나오고 나중에는 남자의 머릿속에는 기억조차 없는 사건들이 끊임없이 나열되면 본인의 조기 치매증세까지 의심해 보게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혼란을 초래하기도 한다.
마누라가 읊어대는 모든 일들이 실제로 있었던 일인데 내가 기억을 못하나? 아니면 맨 날 기억력 나쁘다고 구박하며 이 여우같은 마누라가 작품을 쓰고 있나?
녹음테이프도 비디오 테이프도 없는 마누라 머릿속에는 어쩌면 끝도 없이 과거지사가 요렇게도 선명하게 실타래처럼 풀려 나올까?
헷갈리는 남성들은 다른 남성들과 술자리라도 같이하면 차마 떨어지지 않는 입을 술기운을 빌려 용기를 낸다.
"우리마누라는 삼십 년도 다 되가는 일을 툭하면 끌어내서 나를 볶아."
"그게 당신 마누라뿐이 아니야, 우리도 마찬가지야, 여자란 동물은 어쩌면 그리 같을꼬"
드디어 남성들의 한결같은 의문이 지난달에 풀렸다. 뉴욕의 스토니브룩 대학의 연구팀의 발표에 의하면 여성들은 뇌의 구조상 지난날을 기억하는데는 남성들이 따라갈 재주가 없다는 것이다.
"마나님 기억력을 건드리지 않도록 매사에 조심조심 사는 남성들은 그만큼 뒤탈이 없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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