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결정전서 뉴욕 레드불스에 3대1 승리
3어시스트 로켈로토 MVP…득점왕은 다나븐
미 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의 이름표에는 ‘메이저’가 들어있다. 그러나 미 프로스포츠 세계에서는 MLS는 메이저가 아니다. 미국인의 패스타임으로 굳건히 뿌리내린 메이저리그야구(MLB)는 물론 프로농구(NBA) 프로풋볼(NFL) 등 메이저 종목들 틈바구니에서 힘겹게 생존투쟁을 하고 있다.
MLS를 하루라도 더 조금이라도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해 팬들의 눈길과 발길을 잡아끄려는 노력들도 가상했다. 그중 하나, 플레이오프(PO)행 티켓의 불균형 배분제도다.
미국과 캐나다에 걸쳐 MLS 소속팀은 총 14개팀. 그중 7팀이 이스턴 컨퍼런스(EC)에, 나머지 7팀이 웨스턴 컨퍼런스(WC)에 속한다. PO행 티켓은 모두 8장이다. 그것들은 EC 4팀과 WC 4팀이 차지하는 게 상식이다. 그래야 동부 챔피언과 서부 챔피언이 왕중왕(MLS 컵)을 놓고 최후의 승부를 벌이게 된다.
MLS는 이 상식에 의한 몇년 실험끝에 상식파괴 새 모델을 선보였다. 양대 컨퍼런스의 1,2,3위까지 6팀에게는 PO행 티켓을 보장하고, 나머지 2장은 컨퍼런스 구분없이 종합성적 순으로 주는 것이다. 정규시즌 막판에 PO행이 확정된 팀이 어영부영 잔여경기를 때워 가뜩이나 드문 축구팬들의 외면을 사지 않으려는 고육지책이었다.
새 모델은 중위권팀들이 정규시즌 막판까지 성의있는 경기를 펼치도록 유도하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한쪽 컨퍼런스에서 1위부터 5위까지 PO행 티켓을 쥐고 다른쪽 컨퍼런스에서 1위부터 3위까지 포스트시즌행 열차에 오르는 경우, 컨퍼런스 챔피언을 뽑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올해 그랬다. EC 소속팀들의 성적이 좋아 1위 콜럼버스 크루부터 5위 뉴욕 레드불스까지 PO에 진출했고, 상대적으로 성적이 나쁜 WC에서는 1위 휴스턴 다이내모부터 3위 레알 솔트레익까지만 살아남았다. 홈&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지는 플레이오프 1차전은 각 컨퍼런스 1위와 4위, 2위와 3위가 맞붙게 돼 있다. 그런데 WC쪽에 4위가 탈락한 바람에, EC 5위 레드불스가 그 자리를 대신해 WC 1위 다이내모와 붙었다. 그리고 이겼다. 레드불스는 이어 치바스 USA를 꺾고 올라온 레알 솔트레익까지 잡아버렸다. 때문에 올해 WC 챔피언전은 없는 게 됐다. EC에서는 1위 콜럼버스 크루가 PO 1라운드와 2라운드를 통과해 챔피언에 올랐다.
23일 남가주 카슨에서 벌어진 MLS컵 파이널은 양대 컨퍼런스 챔피언끼리의 왕중왕전이 아니라 EC 1위 크루와 5위 레드불스의 키재기가 됐다. 이 마지막 승부에서 크루가 3대1로 승리, 클럽창단 이래 첫 우승을 차지했다.
크루는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쥐었다. 첫 골은 전반 31분에 나왔다. 기예르모 바로스 스켈로토의 절묘한 어시스트를 받아 골잡이 알레한드로 모레노가 레드불스의 골망을 헤집었다. 크루는 공세의 고삐를 더욱 당겼다. 레드불스는 반격을 위해 안간힘을 썼다. 후반 6분 승부의 추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동점골이 나왔다. 레드불스의 존 월리니에크의 일격이었다.
추가골을 넣으려다 동점골을 먹은 크루는 더욱 파상공세를 펼쳤다. 2분만에 결실을 봤다. 후반 8분 채드 마샬이 스켈로토의 어시스트를 받아 레드불스의 골문을 열더니, 후반 37분 공격하는 수비수 프랭키 헤이덕이 쐐기골을 박았다. 이 역시 스켈로토의 어시스트로 빚어진 것이었다. MLS 챔피언 결정전 초유의 3어시스트를 기록한 스켈로토는 2008년 MLS 최우수선수(MVP) 트로피까지 안았다. 경기를 읽는 눈과 패싱감각이 뛰어난 스켈로토는 시즌 27경기에서 7골19어시스트르를 기록하는 등 초특급 도우미로 활약했다. 그는 포스트시즌 4경기에서 6어시스트를 추가했다.
올해의 득점왕은 분데스리가 진출설이 나도는 랜던 다나븐(LA 갤럭시, 20골)이 차지, 황금축구화(golden boot)를 받았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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