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참겠다 갈아보자
갈아봤자 별수없다
1971년 한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신민당의 김대중 후보는 외쳤다. 못참겠다 갈아보자. 공화당후보로 나선 박정희 당시 대통령 지지자들은 맞불을 놓았다. 갈아봤자 별 수 없다. 결과는 박정희 후보의 3선.
새 시즌을 시작한지 달포쯤 지난 NBA 코트에서도 …갈아보자 갈아봤자… 구호가 떠올려지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성적부진을 이유로 감독들이 줄줄이 퇴출되고 있다. 14일 현재 5명이다. 전체 30개 구단의 6분의1이 십리도 못가 지휘봉을 빼앗겼다. 그러나 결과는 갈아봤자…다.
가장 최근에 퇴출통보를 받은 감독은 필라델피아 76ers의 모리스 칙스다. 구단측은 76ers가 9승14패로 이스턴 컨퍼런스 15개 팀 가운데 11위(애틀랜틱 디비전에서는 5팀 중 5위)로 처진 책임을 물어 13일 칙스 감독을 해임했다. 새 감독은 결정되지 않았다. 그 사이에 토니 딜레오 부단장이 감독대행을 맡는다. 딜레오 대행은 1승을 보탰다.
그러나 이것이 76ers 반등세의 시작인지 감독교체에 따른 반짝효과인지 속단할 수 없다. 안팎에선 비관적 전망이 가라앉지 않는다. 재간둥이 득점포 앨런 아이버슨 등 주력선수들을 내보낸 마당에 천하의 명장이 감독을 맡더라도 76ers가 강호대열에 복귀하는 것은 벅찬 과제라는 것이다. 2005년 가을부터 이빨 빠진 호랑이 76ers 사령탑을 맡은 칙스 감독은 NBA계 안팎의 폭삭붕괴 예상과는 달리 근근히 반타작 성적을 유지(지난 시즌 40승42패)해 2년 연장계약까지 맺었으나 이번 시즌 초반 부진으로 정리해고를 면치 못했다.
이에 앞서 워싱턴 위저즈(4승17패, 이하 14일 현재), 오클라호마시티 선더(2승22패), 토론토 랩터스(10승13패), 미네소타 팀버울브스(4승18패) 감독들도 성적부진 책임을 뒤집어쓰고 도중하자를 당했다. 이들 4팀의 감독교체 효과 역시 뜨듯미지근하다. 굳이 찾자면 위저즈가 교체이전 1승9패에서 교체이후 3승6패로 나아졌다고 볼 수 있으나 쥐꼬리 성적임에는 변함이 없다. 오클라호마시티 선더는 1승12패에다 1승9패를 더했고,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는 4승15패였다가 3패만 더해 4승18패가 됐으니 갈아봤자… 탄식이 절로 나올만하다.
2005-2006 시즌부터 필라델피아 지휘봉을 잡은 칙스 전 감독은 지난 시즌 40승42패를 기록하며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린 공로로 2년간 계약 기간이 연장됐으나 시즌 초반에 물러나게 됐다.
한편 북가주의 두 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7승17패)와 새크라멘토 킹스(6승18패)는 웨스턴 컨퍼런스 퍼시픽 디비전 5팀 가운데 각각 3위와 5위를 달리고 있다. 두 팀 감독들의 안위에는 아직 이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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