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폭등으로 인해 많은 한국 학생들이 해외 유학을 포기하거나 연기하는 사례를 미국의 뉴욕 타임스(NYT)가 보도하고 나섰다.
NYT는 10일 주말판 국제면 주요기사 중 하나로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한국 학생들의 해외 유학 계획을 가로막고 있다’는 제목 아래 환율 폭등으로 인해 유학 계획을 취소하거나 재고하는 한국의 실태를 서울발로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세계적인 금융위기는 한때 잘 나가던 한국경제에 타격이 됐고, 특히 원화 가치의 하락을 초래해 해외 유학을 계획했던 수만명의 한국학생들이 계획을 취소하거나 재조정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교육열이 매우 강한 한국은 지난 몇년새 경제가 성장을 계속하고 원화 가치가 강세를 유지함에 따라 많은 학부모들이 대학생은 물론 초등학생과 유치원생까지도 해외로 유학을 보낼 정도였으나 원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교육부에 의하면 2007년에 35만명의 한국 학생들이 해외로 나가 미국내 유학생 수에 있어 인구가 훨씬 많은 중국을 능가하며 최다 유학생 그룹에 속할 정도로 원화 강세는 해외유학 붐을 조성했지만 최근 원화 가치 급락과 함께 해외 유학 버블이 꺼지고 있다.
작년 상반기에 초중등학생 유학생수가 10여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고, 해외 유학 및 연수 경비로 외국으로 유출된 자금도 작년에 23억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5.8% 감소하며 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최대로 감소한 것이 단적인 예.
해외유학을 감소시킨 요인중에는 취업난과 경기침체도 있지만 최대 요인은 원화가치의 폭락으로 인한 유학비용의 급증이라는게 교육 전문가들의 진단.
환율이 1달러당 평균 900원대에서 작년 중반에는 1천360원으로 치솟으면서 외국 유학이 필요한 항공료와 수업료 및 기숙사 비용 등이 몇달새에 50% 정도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석박사 학위 취득을 위해 유학을 계획중인 학생들은 일정을 잠시 연기하거나 학비가 싼 다른 지역으로 목적지를 변경하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작년에 15만여명에 달했던 어학연수 등 단기 연수생들의 경우 30-40%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문은 불문학 전공생이 계획했던 프랑스 유학을 고민 끝에 중단한 사례와 미국 보스턴 유학을 추진하던 생명공학 전공생이 학비가 40% 정도 저렴한 호주로 방향을 바꾼 사례 그리고 어학연수지로 물가가 싼 남아프리카공화국, 말레이시아 및 필리핀 등지가 각광을 받는 사례도 열거했다.
또 환율폭등으로 인해 부유층 자녀들만 해외유학을 갈수 있는 상황이 조성됨에 따라 사회적 불평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는 교육학 교수의 지적도 함께 보도했다.
NYT는 그러나 호주 시드니로 유학을 가려던 계획을 잠시 중단했지만 저축을 계속 하고,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며 금융위기의 한파가 지나기를 기다리겠다는 한 학생의 예를 거론하며 많은 한국 학생들이 유학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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