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뽑은 자녀 배우자 조건 1위는‘성격’
당사자들의 조건 ‘남자는 능력, 여자는 외모’
미국은 연방정부가 결혼 권장 캠페인을 벌일 만큼 혼인율이 낮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결코 미국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한국에서도 과거 ‘올드 미스’로 ‘찬밥’ 취급을 받던 30대 싱글 직장 여성들이 탄탄한 경제력에 바탕한 꾸준한 자기계발로 ‘골드미스’ 대접을 받으며 독신생활을 즐기는 현상이 확산돠고 있다. 결혼’에 대한 두터운 통념의 벽을 허무는 이들의 당당한 ‘홀로서기’는 이 시대 여성들이 꿈꾸는 새로운 라이프 아이콘으로 각광받고 있다.
결혼정보회사 ‘선우’에서 2009년 미주에 살고 있는 미혼 자녀를 둔 부모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의 결혼이 늦어지는 주요인이 부모 자신 때문이라는 응답이 무려50% 이상을 차지했다. 학업, 직장커리어, 사람 만날 기회가 없어서 등의 대답이 그 뒤를 이었으나 결혼에 관심이 없어서 늦어졌다는 응답은 전무했다.
또한 배우자의 조건으로는 성격(78.8%), 직업(39.4%), 학력(27.3%), 부모배경(가문) 22.7% 외모(19.7%) 순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양친 중 자녀 배우자의 조건을 더 따지는 쪽은 아무래도 모친이었고, 외모를 제외한 나머지 조건들에 대한 요구수준은 60대 부모가 50대와 70대보다 높은 편이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자녀가 여성인 경우 부모가 조건을 더 많이 따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선우’의 이 순진 부사장은 “현실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직업, 학력, 재산, 외모, 키 종교 등을 배우자 선택의 중요 요소로 꼽는 등 외형적 조건을 중시 여기는데 배우자감으로는 나와 가장 잘맞는 사람,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 느낌이 좋은 사람 또는 나와 가족을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을 골라야 한다”며 결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임을 강조했다.
결혼정보회사 ‘두리하나’의 정지선 사장 역시 배우자를 선택하는데 있어 대부분의 여자는 남자의 능력을, 남자는 여자의 외모를 많이 꼽는다며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배려할 줄 아는 사람, 심성이 고운 사람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밖에 한국에 있는 사람을 배우자로 데려올 수 있느냐는 질문에 미혼자들은 ‘상황에 따라 가능하다’는 응답을 포함, 전체 79.9%가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그러나 부모의 경우 부친은 40.9%가, 모친의 경우 54.5%가 반대의사를 보였다.
이와 관련, 결혼정보업체 ‘두리하나’는 무비자 시대의 도래로 한국으로부터의 문의가 잦은 편이지만 많은 시민권자들은 이같은 ‘무비자 청혼’을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영주권 취득이 목적인 불순한 동기의 결혼 사례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런가하면 배우자로 한인이 아닌 타인종과 결혼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할 수 있다’는 응답이 69.7%로 높게 나왔으며 ‘절대 안된다’는 응답은 28.8%에 그쳤다.
성별로는 ‘절대 안된다’는 답변이 남성들 사이에서는 53.8%를 차지한데 비해 여성의 85.0%가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동부지역 응답자들의37.7%, 서부지역 응답자들의47.6%가 외국인과의 결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느 한 명사의 말을 빌면 사랑이란 광야에서 수컷과 암컷이 서로에게 운명적으로 끌리게 되는 것이지만, 결혼이란 동업자적인 관계로 배우자들 서로가 상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존재여야 한다고 했다.
“결혼의 성공은 적당한 짝은 찾는데 있는 것보다 적당한 짝이 되는 데에 있다”는 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자료제공: 결혼정보회사 선우, 두리하나>
<권선주 기자> sjkwo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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