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엄과 권위의 상징인 미국 연방대법관들 가운데서도 보수적이기로 이름난 클래런스 토머스(62) 대법관이 옛 애인의 과거 사생활 폭로로 궁지에 몰리고 있다.
1991년 당시 공화당 소속인 조지 W.H. 부시 대통령에 의해 흑인으로는 미국 역사상 2번째로 대법관에 지명된 토머스는 상원 인준과정에서 성희롱 추문에 휩싸여 인준이 무산될 수도 있는 위기에까지 몰렸지만 자신의 성희롱 혐의가 진보진영에서 지어낸 중상모략에 불과하다고 끝까지 반박해 가까스로 인준을 받았다.
그러나 19년만에 그의 성희롱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그의 옛 애인이 잇단 언론인터뷰를 통해 토머스의 과거 사생활을 적나라하게 폭로함에 따라 토머스 대법관의 권위가 여지없이 실추되는 양상이다.
1991년 토머스가 대법관에 지명되기 전 수년 동안 그와 연인관계였던 릴리언 머큐언(65)은 25일 방영된 CNN의 래리킹 라이브에 출연, 토머스가 80년대에 과도한 음주와 함께 포르노그라피를 즐기는 취미를 가졌다고 밝혔다.
머큐언은 그러나 토머스가 술을 끊고 난 후 완전히 사람이 달라져 화를 잘내고 아들을 무섭게 다루는 강박적인 성향에다 야심에 가득찬 이상한 인물로 변모했다고 설명했다.
검사와 로스쿨 교수 등을 지내고 은퇴한 머큐언은 앞서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도 토머스가 포르노물에 과도한 집착을 보였으며 자신이 도색 잡지나 영화에서 본 것을 스스럼없이 얘기하곤 했다고 말했다.
머큐언은 특히 토머스가 직장에서 만난 여성들에 관해 자주 얘기했으며 특히 가슴이 큰 여성을 몹시 좋아해 어떤 경우에는 가슴이 큰 한 여성에게 "브래지어 사이즈가 얼마냐"고 물어본 적도 있다고 폭로했다.
머큐언의 이러한 주장들은 토머스의 대법관 인준 청문회 당시 토머스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했던 애니타 힐의 증언 내용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현재 매사추세츠 소재 브랜다이스 대학 교수인 힐은 최근 토머스 대법관의 부인으로부터 19년전의 청문회 증언에 대해 사과할 용의가 없는지를 묻는 전화를 받았으나 "증언 내용은 모두 사실이기 때문에 사과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CNN의 인터뷰 진행자인 킹은 머큐언과의 인터뷰 내용에 관해 토머스 대법관측의 해명을 듣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고 밝혔다.
킹은 돌이켜볼 때 토머스가 대법관이 될만한 자격을 갖추고 있었는지에 관해 묻자 머큐언은 직접적인 답변을 하지는 않았으나 대신 토머스가 "불안정하고 지적인 호기심을 결여하고 있는데다 장시간 글을 읽는 집중력에 문제가 있었다"고 말해 대법관으로서의 자질에 관해 의문을 제기했다.
머큐언은 특히 토머스가 보수적인 판결을 내리는 것이 자신에게 적대적인 진보주의자들에 대한 분노에서 비롯된 일종의 복수심이라고 말하면서 "민권운동에 적극적인 사람들과 자신에게 비판적인 교수들, 러시 림보와 같은 극우보수주의 성향의 친구들과 견해를 달리하는 모든 사람들이 토머스의 적"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