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격리수용 되었던 나환자 자녀들을 미국으로 입양시켜 한국과 미국사회에 화제가 되었던, 답스패리(Dobbs Ferry)에 살고 있는 버니스 가틀리에브(Bernice Gottlieb)씨가 회고록을 출판했다.
‘내 아이들을 데려가세요(Take My Children: An Adoption story)’라는 이 책에는 버니스 씨가 한국의 고아와 불우아동 뿐아니라 국제적으로 이에 관련된 일을 하게 된 동기와 과정이 상세하게 그려져 있다. 이미 두 아들을 둔 버니스 가트리에브 씨는 1967년 우연한 기회로 아이를 입양할 결정을 하고 직접 국제 사회봉사기관 TAISSA를 통해 한국에 가서 고아원을 방문, 1969년에 1살 반 짜리 딸 수잔나(영아)를 입양했다. 그 당시만 해도 ‘입양’이란 개념이 없었던 미국사회 특히 웨체스터 지역에서 버니스 씨는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자 입양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직접 집에 초대해 그들이 아이를 입양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된다.
자연히 뉴욕 한인 사회에도 알려지기 시작한 버니스씨는 1972년 용커스에 사는 버니스 씨의 한인 친구를 방문한 한국인 신부 알렉산더 씨를 만나게 되고, 그에게서 한국에서는 단지 부모가 나환자라는 것 때문에 건강한 아이들이 공립학교엘 다니지 못하고 있으며, 나환자인 부모들은 자진해서 자기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교육받기를 원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나병이 뭔지도 잘 모르던 버니스 씨는 정식으로 나병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고,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이 아이들 돕기에 온 심혈을 기울였다. 워싱턴을 48회나 찾아가며 ‘부모가 있는 아이들이 다른 나라로 입양할 수 있는 법’을 제정 하면서까지 결국 4년 후에 수원 성 나자레스 나환자 촌의 8명의 아이들에게 미국가정을 찾아주는 눈물 나는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있다.
당시 초등학교 내지는 중학교 학생이던 그들은 이곳에 도착한 날 부터 버니스씨와 긴밀한 관계가 되었다. “그 아이들이 지금 나름대로 미국사회에 공헌하는 전문직을 갖고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어요. 그 중 한명은 한국에 돌아가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하고 있고요. 이 달 말 내 생일을 축하해주러 모두 다 한 자리에 모이게 됩니다.”현재 80세라는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젊고 우아한 자태를 지닌 버니스 씨는, 1931년 브롱스 출신. 버니스씨의 부모가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상황에 태어난 그는 어머니와 잘 알고 지내던 흑인 미세즈 탐슨 손에서 맡겨져 브루클린에서 3년을 자랐다. 이 경험이 불우한 아동에게 적절한 가정을 찾아주자는 신념의 뿌리가 되었는지 모른다.
버니스씨는 남편 프래드(Fred)씨가 세상을 떠난 2007년부터, 친지의 권고로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책 속에 들어있는 60년대 한국 고아원의 이모저모 사진들이 지난 날 우리의 무지와 편협함에 대한 반성과 함께 향수까지 불러일으켜준다. 그러나 그보다는 인종과 나라와 법을 초월해, 불우한 인간의 행복을 찾아준 버니스씨에게 한인으로서의 고마움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노 려 기자>
허드슨 강이 내려다보이는 저택에서 버니스 카틀리에브 씨. 현재 어빙톤에서 ‘허드슨 쇼어 리얼터(Hudson Shore Realtor)’를 운영하고 있다. Take My children’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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