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대학.병원 등 "종교 자유 침해" 반발
공화도 공세가세..백악관 "여성 건강위한 것" 반박
피임약을 건강보험 보상 대상으로 의무화한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정책이 대선 쟁점으로 부상했다.
가톨릭계의 반발에서 나아가 공화당 대선후보들이 "종교의 자유 침해"라고 공세를 퍼부으면서 정치적 논란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논란은 미 보건부가 지난달 20일 가톨릭 병원, 대학, 자선단체도 피고용인의 피임약 구입시 건강보험 혜택을 의무화하도록 하는 정책방침을 발표한데서 비롯됐다.
가톨릭은 교리로 인위적 방법을 통한 피임을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톨릭 병원이나 대학이 보험으로 종사자의 피임약 구입을 지원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은 가톨릭 계열 종사자들이 교리에 반하도록 정부가 강제한다는 반발을 일으킬 수 있다.
지난 30일 애틀랜타의 한 추기경은 "종교의 자유와 헌법 1조에 보장한 권리의 침해"라고 비판했고, 일부 가톨릭 성직자들은 비폭력 저항을 주창하고 있다.
공화당 대선 주자들은 가톨릭 보수주의층의 표를 노리고 이번 사안을 오바마를 공격하는 호재로 판단하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플로리다 프라이머 승리 직후 연설에서 "오바마가 종교단체로 하여금 양심에 반하는 행동을 하도록 명령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1일 네바다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가톨릭 교회와의 전쟁을 선언했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 의원은 이번주 초 오바마 행정부의 이 방침을 폐기하는 입법안을 제출했다. 루비오 상원 의원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알려져 있다.
가톨릭 지도자들은 가톨릭 신자들에게 대선때까지 이 정책 폐기를 위해 행동할 것을 촉구하고 있어 `피임’ 문제가 대선 쟁점으로 복잡하게 얽혀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자칫 가톨릭 표의 이탈을 자초하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지난 2008년 대선 전체 투표자의 4분의 1 가량이 가톨릭 신자였고, 오바마 대통령은 가톨릭 신자층에서 54%의 지지를 얻어 45% 지지를 받은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를 물리쳤다. 가톨릭의 지지가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던 셈이다.
가톨릭 지도자들은 지난해 가을부터 가톨릭 대학이나 병원 등은 피임약 보험 보장 의무대상에서 예외로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고, 수용될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예외가 없다"는 원칙 고수 쪽으로 결단을 내렸다.
오바마 대통령이 가톨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결단을 내린 것은 이 사안은 여성의 건강을 보호하는데 초점이 있는 것이지 가톨릭 교리와 맞서려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 때문이라고 한다.
설사 이 사안이 정치적 논쟁으로 흐를 경우 표 계산을 하더라도 여성과 젊은 층으로부터 지지를 받는 정책이기 때문에 이탈하는 표를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오바마 대선 캠프의 스테파니 커터 부대변인은 "대다수 여성들은 이 사안을 개인의 종교적 자유의 침해로 받아들이지 않고, 여성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문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피임을 통해 오히려 원치 않는 임신에서 비롯되는 낙태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가톨릭은 피임보다 낙태를 `더 큰 죄’로 간주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한다.
피임약 보험보장 문제가 이슈로 부상하자 백악관은 철저히 이 사안을 정치, 종교 문제가 아니라 여성 건강 문제라는데 초첨을 맞추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종교적 자유의 문제에 까지 국가가 개입하려는 ‘거대 정부’ 이슈로 확산시키려 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 사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일부 가톨릭 층을 이탈시킬 것이라는 분석과 사안 자체가 무소속 부동층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사안이라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성기홍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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