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의 나의 삶은 직장, 학교, 교회와 집. 네 개의 꼭지점을 찍는 똑같은 일의 반복이지만, 점심시간은 나의 일상에 맛깔스러움을 더하는 양념 같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가져다준다. 화요일, 목요일은 농구 게임을 하고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은 특별한 점심약속을 제외하고는 직장 근처 크릭을 따라 걷는다.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많은 사람들이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고, 자전거도 타면서 캘리포니아의 황금빛 햇살을 즐긴다. 이 개천에는 항상 평화롭게 무리지어 자맥질하는 오리 떼들, 외로운 듯 고고한 듯 혼자인 두루미, 화려하지 않은 길의 단조로움, 그리고 시멘트 포장된 비탈 사이로 살짝살짝 얼굴을 내민 들꽃의 반가움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오늘 보는 개천은 다른 때보다 더 깨끗한 것이 말갛게 씻긴 아기 얼굴 같다. 어제 내린 비로 인하여 물속에 잔뜩 자라고 있던 이끼들이 어디론가 씻기어 갔나보다. 비로 인해 풍성해진 물살은 마치 쌀독에 쌀을 가득 채운 뒤 넉넉함에 행복해 하는 가난한 여인의 부푼 마음과 같이 정겹다. 그 물살 위로 분주히 자맥질하는 오리의 경쾌한 몸놀림이 그 정겨움을 더해준다.
사르트르는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C(Choice)이다”라고 했다던데, 남은 시간을 헤아리며 살려 하니 이 모든 것이 하나하나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겠다.
이미애 / 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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