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상거래 시장 초고속 성장… 유명 벤처·헤지 펀드 몰려
▶ 소프트뱅크 100억달러 투자 방침 밝혀... 인터넷 사용자 3년 내 5억명 도달 전망
<뱅갈로어, 인도> 저명 투자가들로부터의 뜨거운 관심이 인도 테크 창업기업들의 가치를 폭등시키고 있다. 벤처 투자사들과 헤지 펀드들, 루퍼트 머독 같은 유명한 기업인들이 급속 성장하고 있는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 특히 중산층을 겨냥한 기업들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는 수 년 전과 너무나도 달라진 모습이다. 당시에는 스마트폰 보급이 부진하고 인터넷 사용자들도 적었던 데다 정부의 무능과 추자부진까지 더해져 창업기업들은 고전해야 했다.
프라나이 풀렛의 경우를 보자, 그는 미국에서 컨설탕 회사들에서 일하다 지난 2008년 인도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퀴크르’라는 포털을 창업했다. 하지만 초창기에는 심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인도에서는 사회적 터부가 돼 있는 중고품 거래 아이디어는 투자가들의 외면을 받았다.
첫 투자가를 확보하는 데 3년이나 걸렸다. 하지만 지금은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 워버그 핀쿠스, 이베이 같은 쟁쟁한 이름들이 투자가 그룹에 들어있다. 지난 4월 중순 또 한 차례 투자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이 업체의 가치는 10억달러(이런 기업들은 유니콘이라 불린다)로 치솟았다.
소프트뱅크 회장인 마사요시 손, 중국 알리바바의 잭 마 회장, 미디어 업계의 큰 손인 머독 같은 저명 투자가들은 모두 인도의 전자상거래 업체들에 투자하고 있다. 세코이아 캐피탈과 액셀 파트너스 같은 투자사들도 이들과 함께 적극 투자에 나서고 있다.
손 회장은 인도 기업가들의 열정을 확인하기 위해 이들과 ‘스피드 데이팅’을 하고 있다고 농담을 던지며 인도에 100억달러를 쏟아 부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회장은 인도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20억달러짜리 수표를 들고 화려하게 장식된 자동차 위에서 포즈를 취한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인도의 시장 잠재력은 대단히 매력적이다. 인터넷 사용자는 3억명으로 아직은 전체 인구의 25%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숫자로도 중국에 이어 두 번째이다. 매달 인터넷 사용자가 500만명씩 늘고 있다. 3년 내에 사용자가 5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테크산업 지원단체인 나스콤의 라비 그루자이는 “5억명은 엄청난 숫자”라고 말했다.
이런 관심과 성장세에 힘입어 여러 개의 테크 분야 유니콘(시가 10억달러 이상 되는 민간기업)이 인도에서 탄생했다. 타이거 글로벌과 러시아 억만장자 유리 밀너가 투자한 ‘플립카트’의 가치는 1년 사이에 30억달러에서 110억달러로 급등했다. 소프트뱅크가 지원하는 전자상거래 사이트 ‘스냅딜’의 가치 역시 2014년 3억5,0000만달러에서 20억달러로 치솟았다. 스냅딜의 공동창업자인 쿠날 바알은 “이런 속도로 급성장한 주요 시장은 역사상 없었다”고 말했다.
투자가들이 몰리면서 문제점도 노정되고 있다. 낙관적 전망 속에서도 아직 수익을 내는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없다. 현재는 치열한 시장 점유율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면서 차별화시키기 위한 신문과 TV 광고 등으로 막대한 비용이 지출되고 있다.
또 창업자들이 요구하는 가치평가액이 너무 높은 데 따른 문제들도 있다. 올해 스냅딜과 알리바바는 가치평가에 합의하지 못해 협상이 깨지기도 했다. 가치 인플레가 나타나면서 투자가들은 신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장이 하락하면 한 번에 수억달러가 날아 갈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도 세코이아 캐피탈의 책임자인 샤일렌드라 싱은 “한 라운드의 투자가 완료되기도 전에 다음 투자가들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창업자들의 요구액이 “불편할 정도로 높아” 투자가들이 놀랄 정도라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플립카트 같은 창업기업에 여전히 투자가들의 관심과 돈이 몰리고 있다. 이 업체는 지난 1년 사이에 종업원 수를 3만3,000명으로 세 배나 늘렸다. 이 업체는 한 달 평균 8,00만건의 배송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최근 구글로부터 두 명의 임원을 스카웃했다.
방탄차로부터 뭄바이 슬럼가에서 만든 가방에 이르기까지 온갖 물건들을 파는 스냅딜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총 가치는 인도 최대 오프라인 소매체인들의 그것을 넘어섰다고 공동창업자 바알은 밝혔다.
다른 투자가들은 인도 창업기업들의 높은 수준에 끌려 지원을 하고 있다. 가구 판매업체인 페퍼프라이는 버텔스만과 노웨스트 파트너스에서 투자를 받았다. 그리고 이 업체의 라이벌인 어번 라더는 스테드뷰 캐피탈 매니지먼트와 SAIF 파트너스의 투자를 받았다. 또 가구 렌탈을 전문으로 하는 퍼렌코는 전직 골드만삭스 임원이 창업해 라이트박스 벤처스의 지원을 받고 있다.
큰손 투자가들끼리의 경쟁도 치열하다. 타이거 글로벌의 투자를 받은 부동산 서비스 회사 ‘커먼플로어’는 소프트뱅크의 후원을 받고 있는 ‘하우징닷컴’, 그리고 머독의 투자를 받은 ‘프롭타이거’와 경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도의 전자상거래 시장이 변곡점에 도달했다고 지적한다. ‘다음의 인도’라는 제목의 모건 스탠리 보고서는 인도의 전자상거래 매출이 2013년 29억달러에서 2020년 1,000억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이다.
인도의 젊은 층 시장은 가장 큰 매력이라고 인도 최대 전자결제 업체 대표인 비제이 샤르마는 말했다. 그는 “젊은 사람들은 테크놀러지의 집단적 수용을 촉진시킨다”며 “이런 전자상거래 혁명은 인구 노령화가 뚜렷한 유럽에서는 결코 일어날 수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업체는 현재 2,000만명의 적극적인 모바일 지갑 사용자들을 갖고 있다. 오는 2016년까지 이를 다섯 배 늘린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머지않아 인도에서 모바일 지갑 사용자들이 크레딧 카드 사용자 수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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