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요…‘더 폰’
드라마 ‘추적자’(2012)와 영화 ‘숨바꼭질’(2013) 이후 손현주는 ‘가족을 지키는 우리 시대 평범한 가장’으로 통하고 있다. 비슷한 역할을 부여받고 있으나 매번 성공적인 임무수행으로 신작 ‘더 폰’에서도 다시 한 번 가족 구하기에 나선다. 이번에는 1년 전 살해된 아내의 전화를 받고 그녀를 되살리려고 한다. 이 영화에는 익숙한 것들이 많다.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기 위해 시간여행을 한다는 설정부터 가족구출에 나선 이 시대 ‘엘리트’ 가장 그리고 정치인과 범죄조직, 타락한 경찰의 결탁 등 딱히 새로운 건 없다. 신인 감독은 베테랑 제작진의 협조에 힘입어 이러한 요소들을 안정적으로 엮어 대체로 지루하지 않은 시간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 영화의 매력을 묻는다면 ‘글쎄요’다. 이 영화가 주는 오락을 반드시 즐겨야 하나. 이제 스릴러는 지친다. 정말로 죽이는 아이템이 아니라면. 114분, 15세 관람가
◇애정이 가네요…‘돌연변이’
신약실험에 참여했다가 생선인간이 된 청년 박구(이광수), 그와 ‘썸’을 탔던 ‘생선녀’ 주진(박보영), 이들을 취재하게 된 비정규직 초보 기자 상원(이천희)의 이야기다. 절묘한 캐스팅과 기발한 시나리오에 비해 영화적 재미는 아쉽다. 그럼에도 응원하고 싶어지는 영화. 신인감독의 재기발랄함과 N포 세대에 대한 연민, 그리고 세상을 냉소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따뜻한 시선이 복합적으로 느껴진다. ‘좋은 스펙’과는 거리가 먼 청춘들의 분투가 짠하고 때로는 닭살 돋는 ‘진실’이라는 단어가 이 영화에서만큼은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생선인간이 된 이광수는 영화 내내 생선 탈을 쓰고 나온다. 극중 구는 말한다. “나는 그저 평범한 사람, 되고 싶었어요.” 학교 졸업해 취직하고 애 낳고 사는 평범한 삶이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세상이다. 신인 권오광 감독은 한국 최초로 제66회 칸영화제 단편부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세이프’의 각본을 썼다. 94분, 12세 관람가
◇궁금해요…‘특종: 량첸살인기’
이혼과 해고 위기에 내몰린 방송사 기자 ‘허무혁’(조정석)이 일생일대의 특종을 터트리나 이내 그 특종이 ‘역대급 오보’로 드러나면서 이를 수습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과정을 코믹하면서도 긴박하게 그렸다.
조정석의 티켓파워는 아직 탄탄하지 않으나 연기력이 좋고 호감도도 높다. 지난 8월 종방한 tvN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영화에 대한 반응도 긍정적이다. 어느 영화담당기자는 “22일 개봉 한국영화중 가장 재미있다", 영화평론가는 “전반부의 코미디가 좋다”고 호평했다. 후반부의 스릴러는 치밀함과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평이 있다.
‘연애의 온도’(2013)로 가능성을 엿보인 여성감독 노덕의 두 번째 영화다. 125분, 15세 관람가
◇볼만해요…‘슬리핑 위드 아더 피플’
참 수다스럽고 외설스러운(?) 영화다. 남녀 간의 대화는 또 얼마나 직설적인지…. 남자가 투명한 병에 손가락을 넣고 그걸 바라보는 여자의 모습을 담은 영화 포스터는 이 영화의 19금 수위를 잘 보여준다. ‘남자사람’ 친구가 자신의 ‘여자사람’ 친구에게 자위하는 법을 알려주는 장면인데, 낯 뜨거우면서도 빵 터진다. 첫사랑에게서 정신적으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섹시한 여자와 한 여자에게 정신적으로 정착하지 못하는 바람둥이 남자가 섹스는 안 하고 친구로 지내며 ‘밀당’하는 이야기. 문화 차가 느껴지는 부분도 있고, 재치 강박에 빠진 인물들의 향연급 수다가 조금 피로하기도 하나 기존의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보다는 확실히 신선하다. ‘행 오버’의 여자버전인 ‘배철러레트’(2012)로 데뷔한 여성감독 레슬리 헤드랜드의 두 번째 영화. 지난 1월 제31회 선댄스 영화제에 상영돼 “현대판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탄생"(버라이어티)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95분, 청소년 관람불가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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