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 터키 무르테드 공군기지에서 하역 중인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 [AP=연합뉴스]
터키가 러시아에서 구매한 S-400 지대공 미사일의 성능 실험에 미국제 F-16 전투기를 동원한 것으로 알려지자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공식적인 논평은 자제했지만 터키에 대한 불만이 고조하는 분위기다.
터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터키군은 25일(현지시간)부터 이틀 간 수도 앙카라 인근 무르테드 공군기지에서 S-400 미사일의 성능 실험에 착수했으며, 이 실험에는 터키가 보유한 미국제 F-16 전투기가 동원됐다.
앙카라 주지사는 "방위산업청과 협조해 터키 공군의 F-16 전투기를 비롯한 다른 항공기들이 앙카라 상공에서 실험 비행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F-16은 미 공군에서도 현역 전투기로 사용하고 있으며, 나토 동맹국 중 F-35 등 고가의 스텔스 전투기를 구매할 여력이 없는 국가에서 주력 전투기로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냉전 시절 공산권 국가에 속했다가 2004년 나토에 가입한 불가리아는 최근 F-16 블록 70 전투기 8대 도입을 추진 중이다. 불가리아 현지 언론들은 F-16 도입을 '냉전 이후 최대 전력 증강'으로 표현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미국제 F-16 전투기가 동원된 S-400 테스트에 미국 관계자가 참여했는가'라는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그러나 크리스 밴 홀런(민주) 미국 메릴랜드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백악관을 방문한 지 2주 만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은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와 미국과 나토를 모욕하고 있으며, S-400과 관련해 '레드 라인'을 넘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현행법은 트럼프에게 제재를 부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마이크) 폼페이오(미 국무장관) 역시 터키의 '안전지대' 합의 위반과 쿠르드족에 대한 공격에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토 역시 S-400 성능 실험과 관련해 논평을 삼가면서도 최근 터키의 친러시아 행보에 불만을 표출했다.
dpa 통신에 따르면 나토 대변인은 "정보활동과 관련한 어떤 질문에도 답할 수 없다"며 "터키가 미국이나 나토 대신 러시아와 협력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추정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터키가 S-400 도입을 계속 추진하는 것은 나토와 한 약속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는 또한 터키와 나토 동맹국 간 공동작전 능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터키는 미·소 냉전 초기인 1952년 공산권의 남하를 저지하기 위해 결성된 나토에 가입한 이후 최전선에서 구소련 및 공산권 국가와 대치한 핵심 회원국이다.
그러나 최근 터키는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을 도입하고 시리아에서 러시아와 공동순찰에 나서는 등 미국과 유럽국가들을 멀리하고 러시아와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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