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인은 낮은 수준의 산소…건강한 사람이더라도 죽었을 것”
백인 경찰관의 과잉진압 과정에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목을 짓눌린 상황에서 손가락까지 이용해 필사적으로 숨을 쉬려고 애썼던 것으로 나타났다.
폐 전문 내과의인 마틴 토빈 박사는 8일 미네소타주(州) 헤너핀카운티 지방법원에서 열린 전 미니애폴리스 경찰관 데릭 쇼빈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런 정황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쇼빈은 지난해 5월 25일 미니애폴리스의 편의점 '컵푸즈' 앞에서 플로이드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그의 목을 무릎으로 짓눌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토빈 박사가 공개한 사진은 당시 현장에 있던 경찰관의 보디 카메라에 잡힌 동영상에서 발췌한 것이다.
이 사진을 보면 플로이드는 쇼빈이 자신을 짓누르는 상황에서 등 뒤로 수갑이 채워진 손을 뻗어 손가락으로 땅을 누르거나 주먹 쥔 손가락의 관절로 옆에 있는 순찰차의 타이어를 밀고 있다.
이런 동작들은 엎드린 채 짓눌린 상태에서 조금이라도 오른쪽 어깨를 땅에서 떼 숨을 쉬려고 애쓴 것이라고 토빈 박사는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이것은 끔찍하게 중요하게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생리학자에게 이것은 비상하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토빈 박사는 이어 "이는 그가 (호흡을 위한) 자신의 수단을 모두 다 썼고 이제 말 그대로 자신의 손가락과 손가락 관절로 숨 쉬려 애쓰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했다.
그는 "당신이 숨 쉬기 시작하면 당신은 흉곽과 횡경막으로 숨 쉬기 시작한다. 그다음에 당신이 동원하는 것은 목에 있는 큰 근육인 흉근 근육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런 것들을 다 쓰고 나면 그다음엔 당신은 몸 오른쪽 전체를 안정화하기 위해 손가락 같은 종류의 근육들에 의지하게 된다"며 "왜냐하면 그는 오른편으로 공기를 들이마시는 데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토빈 박사는 플로이드가 오른쪽 가슴을 들어올리기 위해 손가락과 손가락 관절로 땅을 밀고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이 오른쪽 폐로 공기를 집어넣기 위한 그의 유일한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토빈 박사는 "이것은 아주 열악한 숨쉬기 방법"이라며 "하지만 다른 모든 게 실패하고 있을 때는 그게 당신이 해야만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영상에서 엎드린 플로이드가 얼굴을 보도에 처박는 장면을 두고 "그가 자신의 코와 턱, 이마를 가슴 오른쪽에 공기를 들이기 위한 방편으로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빈 박사는 또 쇼빈이 누르는 동안 플로이드가 다리를 쭉 펴는 동작을 한 것을 두고 '간대성 근경련 발작'이라며 "이는 우리 임상의들이 환자가 낮은 수준의 산소로 인해 뇌 손상을 입었을 때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플로이드는 낮은 수준의 산소 때문에 죽었다"며 "이것이 그의 뇌에 손상을 끼쳤고, 또한 심정지를 일으켰다"는 소견을 내놨다.
토빈 박사는 '기저 질환이 없는 건강한 사람도 플로이드와 똑같은 상황에 처했다면 죽었을지에 대한 합리적 수준의 의학적 확실성이 있는 소견이 있느냐'는 검사의 물음에 "그렇다. 플로이드와 같은 일을 당한 건강한 사람은 그로 인해 죽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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