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shington DC
- 이 아침의 시
아버지
어릴 적 아버지가 삽과 괭이 들고 땅을 파거나 낫 세워 풀 깎거나 도끼 들어 장작 패거나 싸구려 담배 피며 먼 산 바라보거나 술에 져서 길바닥에 넘어지거나 저녁 밥상 걷어차…
[2010-06-17]부지깽이 꽃
어머니가 밥을 할 때 부지깽이에서는 꽃이 핍니다. 홍매, 목단, 칸나, 채송화, 그 붉은 웃음소리가 꽃 피우는 소리를 듣고 아궁이 속 땔감이 툭툭, 뚝딱 화답을 합니다. 무쇠솥도…
[2010-06-15]모래
모래가 모여 산 것은 언제부터인가 함께 바람에 쓸리고 비에 젖었네 같이 마르고 밟히며 낮은 땅 그 아래로 내려가기 위해 얼굴 맞대고 살을 부비며 얼마나 많이 걸어왔는가 …
[2010-06-10]족필(足筆)
노숙자 아니고선 함부로 저 풀꽃을 넘볼 수 없으리 바람 불면 투명한 바람의 이불을 덮고 꽃이 피면 파르르 꽃잎 위에 무정처의 숙박계를 쓰는 세상 도처…
[2010-06-08]국사발
누나가 국사발을 떨어뜨려 쨍그랑 박살이 났습니다. 엄마가 쪼프르 달려가서 어디다 눈을 팔고 이러냐고 한바탕 시끌벅적 울고불고했습니다 우리 누나는 학교 다니다 말고 집안 살림 맡아…
[2010-06-03]발해(渤海)의 한 우물터에서
그때 작았던 것들은 커지고 그때 컸던 나는 점점 작아져서 이제는 길길이 우거진 수풀 사이 물벌레의 서식처일 뿐인데, 내 위에 뜨던 달과 별, 스치던 바람과 나에게서 나르시스를 찾…
[2010-05-27]최고의 생각 - 결가부좌/연꽃 좌
진흙탕에 수련 한 송이 남실대는 물결 속에서도 젖지 않는 자태 속은 텅 비어 욕심을 비운 사람 같고 고독을 즐겨 서로의 여백을 존중한다 새벽이슬에 구석구석 몸을 닦고…
[2010-05-25]나무 한 그루 죽어
나무 한 그루 죽어 밑둥 언저리 삥 둘러 소복이 흙무덤 만들고 있다 대명천지 살아 있는 자여 함부로 생명을 희롱할 일 아니다 이 나무도 한 생을 부리기까지 푸른 영혼 …
[2010-05-20]달아 밝은달아
이제 너에겐 태백의 짝사랑도 우리네 손톱발톱 빠지는 인고도 하등 상관이 없는 듯 그래 우리는 달밤에 침을 뱉는다 이제 너에겐 아름다움도 없는듯 목숨 바치는 진실마저 상관…
[2010-05-18]굴뚝 속에는 더 이상 굴뚝새가 살지 않는다
입을 벌리고 잠을 자는 것은 인간뿐 삶이 그만큼 피곤하기 때문이다 굴뚝 속에는 더 이상 굴뚝새가 살지 않는다 보라, 삶을 굴뚝새가 사라진 삶을 모든 것이 사라진 다음…
[2010-05-13]숨어 핀 꽃
그대는 잘도 아십니다려. 봄에 제일 먼저 핀 어여쁜 꽃을. 산에 먼저 핀 꽃은 산수유구요. 들에 핀 꽃은 오랑캐람서. 그러나 까잡스런 제비꽃보다 먼저 몰래 숨어 …
[2010-05-11]참말
9년에 걸쳐 히말라야 14좌에 오른 산악인이 대답하였다. 열네 번 모두 더 이상 오르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와 내려갈 걱정뿐이었다고. 참말은 참 싱겁다. …
[2010-05-06]흔들리는 마음
공부를 않고 놀기만 한다고 아버지한테 매를 맞았다. 잠을 자려는데 아버지가 슬그머니 문을 열고 들어왔다. 자는 척 눈을 감고 있으니 아버지가 내 눈물을 닦아주…
[2010-05-04]구봉서와 배삼룡
멱살 잡혀 꽈당 넘어지거나 멍청이처럼 네다바이 당해도 아닌 밤중에 붕알을 채이거나 억울하게 물벼락을 맞아도 웃으면 복이 온다는 허약한 희망 하나로 비실비실 웃으며 배고픈…
[2010-04-29]봄비에 대한 명상
봄비가 되고 싶다 이 세상 어딘가에 내리는 첫 봄비가. 얼마나 참았던 빗금처럼 쏟아지는 유혹인가 긴 긴 혹한의 끝 깊고 어두운 심연에서 끌어올린 정수를 지붕…
[2010-04-27]그 꽃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고은 (1933 - ) 누군가 내게 물었다. 고은 시인이 노벨상 후보로 오를 만큼 유명한 시인이라는…
[2010-04-22]말
너를 만나 꽃을 보았다 말하는 순간 모든 꽃들은 죽어가기 시작했다 사랑이라 말하는 순간 지상의 모든 보석은 돌이 되었다 또다시 어느 우주의 모퉁이를 돌다가 너를 마주…
[2010-04-20]봄이 오면 산에 들에
단비 한번 왔는갑다 활딱 벗고 뛰쳐나온 저년들 봐, 저년들 봐. 민가에 살림 차린 개나리 왕벚꽃은 사람 닮아 왁자한데, 노루귀 섬노루귀 어미 곁에 새끼노루귀, 얼레지 흰얼…
[2010-04-15]나무의 허물
나무 아래를 지날 때마다 나무는 꼭 한 뼘만큼 자랐다 나무의 부드러운 경계가 만드는 오후의 공터에서 아이들은 비석을 세우거나 서 있는 비석을 넘어뜨렸다 그 때마다 나무의 …
[2010-04-13]감꽃은 피어난다
감꽃은 피어난다, 말 없는 가장처럼 펼쳐 든 석간 위에 흔들리는 손잡이에 저물어 무거운 발길 헝클리는 字母 위에. 가난 하나 뜨거운 가슴 시린 등을 …
[2010-04-08]
한국일보 안내광고
- 렌트/리스/하숙
- 구인구직
- 중고차
- 전문업체
- 락빌메트로 몽고메리칼리지 5분
- 타운하우스 워크아웃 출입문별도
- 웃슨하이스쿨 근처 반지하 방1
- 훼어팩스 반지하 방2 욕실
- 엘리콧시티 롯데에서 18분
- 센터빌 즉시입주 방3 화2 넓고
- 맥클린 VA 콘도 $2,600
- 스프링필드 조지메이슨대학
- 워크아웃 지하방 1, 욕실딸린
- 1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7명 매… - 2
물불 안가리는 이민단속…유치원 건물도 들어가… - 3
첫 인도계 뉴욕시장 맘다니…미국서 부상하는 … - 4
‘월가 황제’ 다이먼, 맘다니에 “디트로이트… - 5
트럼프, 맘다니에 경고… “나한테 잘하지 않… - 6
화물기 추락 사망 11명으로 늘어…이륙 직후… - 7“한국인은 부끄러움이 없어요?”…택시 안 ‘소변·흡연’ 요구한 남성에 인도네시아 ‘분노’
- 8
셧다운 장기화에 교통량 많은 40개 지역 항… - 9
첨단칩 중국 판매금지에…젠슨황 “중국, AI… - 10
캘리포니아 공화, ‘하원 민주당 5석 추가’…
- 11상금 45만 달러 규모 연말 프로모션
- 12
세종한국학교, 학부모와 함께 전통문화 체험 - 13
뉴욕시·버지니아·뉴저지주 선거 민주 싹쓸이 - 14
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 ‘임원 구성’ - 15
북가주여선교회연합회, 선교찬양제 - 16
‘한국의 사계절’케이푸드 행사 - 17
새누리교회, ‘홀리포니아 퍼레이드’ 실시 - 18‘힌두교 아내 개종’ 발언 논란
- 19
SF 매스터코랄,크로스선교회 후원 음악회 - 20
‘월가 황제’ 다이먼, 맘다니에 “디트로이트…
- 2122기 SF*덴버 평통 111명 확정
- 22제5대 오클랜드 이스트베이 한인회장 선출공고
- 23
특검, 尹부부 자택 등 7곳 압수수색…관저 … - 24[종교인 칼럼] ‘타인의 시선’
- 25
트라이밸리 KPA 졸업생 시상식 - 26종교 초월 연대 ‘국제종교연합’
- 27누구나선교회 창립8주년
- 28남친 사업자금 2억 맡겼더니…3년간 성형에 4억 쓴 여성 “돈 없어”
- 29KCPAC 순회 강연- 주제
- 30
‘유방암 투병’ 박미선, 근황 공개..짧은 …
![[건강포커스]](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25/11/05/20251105152145695.jpg)
오피니언
정숙희 논설위원트럼프 와이너리
파리드 자카리아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 CNN ‘GPS’ 호스트 트럼프는 중국의 규칙을 따른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미국은 지금] 복합적 위기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 이현숙 수필문학가협회 이사장
[수요 에세이] 연필 한 자루, 그리고 스타인벡
- 한영일 / 서울경제 논설위원
[만화경] 중국 규제 혁파의 메카 ‘선전’
문태기 OC지국장 GG 코리아타운 한인 시니어 ‘보금자리’
민경훈 논설위원우리가 감사하며 살아가야 할 생명체
박홍용 경제부 차장 AI 혁명의 명암, 샌앤젤레스가 던지는 경고
- 정유환 수필가
[화요칼럼] 캘리에서 온 가을
지사별 뉴스
역대 최초 무슬림 뉴욕시장 탄생… 맘다니 과반 압승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뉴욕시장 본선거에서 조란 맘다니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면서 역대 최초의 무슬림 뉴욕시장이 탄생했다. 초박빙 판세로 여겨졌던…
메디케이드 받는 불체자 색출한다
“메디케어 파트 D 점검·가입 도와드려요”
워싱턴 한인복지센터(이사장 김진아)가 지난달 15일 시작된 메디케어 파트 D 연례 점검 및 가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메디케어 파트 D(…
한국 ‘전통공예 장인들의 숨결’
‘월가 황제’ 다이먼, 맘다니에 “디트로이트 시장에게 배우길”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이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조란 맘다니 미국 뉴욕시장 당선인을 향해 ‘디트로이트 시장에…
22기 SF*덴버 평통 111명 확정
- 로그인
- 회원가입
Koreatimes.com 서비스는 Ktown1st.com과 통합계정입니다. 계정이 없으신 분은 회원가입을 해 주세요.
.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