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공스님(뉴욕한마음선원 주지)
겸손한사람을 대하면 기쁩니다. 모습이 못났어도 아름답습니다. 겸손은 자기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며 보이는 것이 아닐까요? 좀 더 깊이 생각하면 저도 겸손이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자기를 뽐내려고 애를 쓰기도 합니다. 거기에서 많은 문제와 괴로움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특히 돈 많고 권세 있고 힘 있는 이러한 사람이 겸손하다면 더 아름다울텐데...
외국에서 우리나라 중년 신사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묻지도 않았는데 자기가 서울대 교수라고 말을 하길래, ‘정신없는 사람인가?’하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우리도 다 마찬가지입니다. 또 뭔가가 되고 싶은데 안 되어서 그 마음을 기회만 있으면 풀려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것이 다 우리가 마음이 겸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겸손은 성숙한 마음이고 그렇지 못한 것은 어린 마음인 것입니다.
<거지성자>라는 책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들에 핀 꽃들을 보게, 그들은 스스로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아름다운 것일세. 그 모든 것들이 자신의 존재를 버림으로써 아름다운 숲과 들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여자, 돈, 명예 같은 것들은 위험한 허상일 뿐이다.” 또 인도의 성자 카비르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왜 물을 찾아 방황하는가? 네 집안에 샘솟는 바다가 있지 않은가?”
사람이 나이가 들면 몸도 마음도 굳어져 유연성이 없어집니다. 생각이 굳어지고 더욱 자기를 내세우고, 밖으로 어떤 대상에 집착하여 의지처와 행복을 얻으려 합니다. 그럴수록 추해질 뿐입니다. 자기 안에서 구하고 만족과 행복을 찾아야 합니다. 밖으로 내세우고 매달리는 모든 것은 허상이라는 것을 빨리 이해해야 합니다. 마음공부는 겸손하게 자기의 모습에서 허물을 찾으며 자기를 낮추고 모습 없는 주인공이 참 자기임을 깨달아 내적인 행복과 지혜로 유연한 창조력을 나투며 삶을 아름답게 굴려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에크하르트의 말을 옮깁니다. “빛의 아버지로부터 영접을 받으려는 자는 필연적으로 올바른 겸손을 실천하며 가장 아래에 있어야 한다.”나를 포함해서 여러분들께서는 방심하여 욕망을 따르고 나를 주장하기 좋아하다 보면, 추한 모습으로 굳어지는 나이에 들어 온 것 같습니다. 마음을 내면으로 돌려서 자기의 허물을 보고 고쳐 가면서 지혜의 곡식이 익어 풍성한 수확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는 때라 여겨집니다.
세상습에 빠져서 조그만 즐거움 때문에 소중한 기회를 놓친다면 언제 이런 기회가 다시 올지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잘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