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장관의 유엔사무총장을 기정사실화한 유엔안보리의 만장일치 후보 추대 소식에 기뻐할 틈도 없이 북한 핵실험 강행 뉴스에 한민족은 롤러코스터를 탄듯 아찔한 위기감에 전율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민족적 경사에 찬물을 끼얹은 정도가 아니라 민족 운명을 백척간두로 몰고 간 것이다.
작금의 급박한 상황에서 반기문 총장에 거는 기대는 크지 않을 수 없다. 반미 일색인 현 정부에서 그나마 그는 미국과 대화가 통하던 인물이고 이젠 한국의 외교부장관이 아닌 유엔사무총장으로서 그가 해낼 수 있는 일이 분명 있기 때문이다.
반 장관은 총장이 되면 방북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즉 유엔의 수장으로서 무엇이 세계평화를 위한 선결과제인지 분명히 알고 있음을 밝힌 것이다. 그는 북한이 국제사회와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며 또 설득해낼 수 있는 인물임을 나는 안다. 그의 인품과 능력을 확인시켜주는 일화는 숱하다.
2001년 가을 뉴욕의 코리아포럼 인터내셔널에서 주최한 초청 강연회에서의 일이다. 당시 한국은 제 56차 유엔총회 의장국으로 한승수 장관이 그 의장직을 맡는 영광을 누리고 있었고 한 의장의 비서실장에 반기문씨가 발탁되었다.
이날 강연회에서 반 비서실장은 유엔 및 의장의 역할과 그 중요성에 대해 강연하고 청중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었다. 그 때 “거, 비서실장은 뭐하러 합니까?” 하는 질문이 튀어나왔다. “대단한 외교 경력을 가지고 있는 당신이 그런 하찮은 자리 뭣하러 맡고 있느냐”는 아쉬움과 핀잔이 묻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질문자의 비아냥에 아랑곳하지 않고 얼굴 하나 붉히지 않으며 특유의 미소와 잔잔한 목소리로 자신이 해야 할 바를 소신 있게 답했다. 이 때 사람들을 감동시킨 것은 그의 상황대처 능력과 따뜻한 포용력이었다.
그와는 여러 차례 만날 일이 있었다. 그는 그 때마다 자신이 서 있어야 할 곳을 정확히 알고 있었고 또 한 치의 어긋남 없이 ‘완벽한’ 공직자의 본분을 다했다. 저마다 잘났다고 나서는 세상에 어찌도 그렇게 자신을 낮출 수 있는지 그 겸손한 인품은 나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맡겨진 일엔 최선을 다하던 그가 만 5년 만에 유엔 최고사령탑 총장 자리에 오른 것은 결코 행운이 아닌 그의 투철한 봉직자 정신의 산물이다. 그의 발탁은 세계인에게 그의 탁월한 리더십을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 믿는다.
<안충승> 한민족포럼재단 이사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