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무차별 직장 단속이 미국 경제 기반에 전반적인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캔자스 주립 대학의 농업 경제전문가인 제임스 민터트 교수는 지난 12일 ICE가 미 최대 육류제공업체 중 하나인 스위프 & 컴퍼니사의 생산 시설을 단속해 체류 신분을 위장해 불법 취업한 1,282명의 서류 미비자를 체포<본보 12월 14일자 A2면>한 뒤 미국 내 쇠고기 출하량이 9%정도 감소했다고 15일 밝혔다.
더욱이 다른 육류제공업체의 경우도 3D 업종을 기피하는 미국인들로 인해 인력 확보가 어려워 대부분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수사가 동종 업체 전반으로 확대될 경우 미국 내 육류 가격이 폭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ICE의 무차별 직장 단속이 농장, 공장, 건설 현장 등 저임금 외국인 노동력이 필요한 곳에 집중됨에 따라 최근 들어 관련 업체들이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큰 곤란을 겪고 있다.
한 건설업체 운영자는 “시간당 22.50달러를 지불하고도 일을 지원하는 미국 노동자가 없어 회사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용직 불체자를 고용해 건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이 또한 최근 집중 단속으로 인해 체포를 각오하고 현장에 나갈 정도”라고 현 상황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15일자 미국에서 비숙련 저임금 노동관련 직업은 매년 50만 건 정도 증가하고 있으나 합법적으로 매년 발급되는 비숙련 노동자 비자는 고작 5,000여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들은 매년 90%정도의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어 이를 위해 서류 미비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14일 ICE의 직장 단속이 위헌이라는 합동 소송을 제기한 예일대 법대생 중 한명인 사이몬 몬세버그는 “최근 ICE의 직장 단속은 현 미국의 시스템을 무시한 행동이다”며 “특히 멕시칸계 일용직 노동자들을 타깃으로 저임금 노동 시장을 수사하고 있는 현 수사 방식은 미국 경제를 완전히 흔들 수 있는 중요한 문제로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 타마르 자코비 기자는 “현재 미국 내 서류 미비자 문제는 절대로 단속이나 체포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며 “외국인 노동자들이 보다 쉽게 합법적으로 미국 내에 입국할 수 있도록 이민 문호를 확대하고 미국 내 거주하는 서류 미비 노동자들을 음지에서 양지로 이끌어 내 사회 구성원으로 떳떳이 일할 수 있도록 하는 포괄적인 이민개혁법안의 조속한 통과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ICE의 체포 기록에 따르면 2005회계연도(2005년 10월1일~2006년 9월30일) 동안 ▲불법 취업(1,511명) ▲사기 결혼 등 서류 위조(3,591명) ▲갱 활동(2,721명) ▲아동 대상 성범죄자(7,900명) ▲미국 비자법 위반(2,081명) 등의 혐의로 1만 7,804명의 외국인이 체포됐다.
<윤재호 기자> jhyoon@koreatimes.com 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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