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로리 베스 존스의 ‘JESUS CEO’ 란 책을 우연히 발견하고 제목이 특이해서 읽은 적이 있다. 나중 한국말로 ‘최고의 경영자 CEO 예수’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한때 베스트셀러에 추천되기도 했었다.
한국은 지금 CEO 대통령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몰론 임기 초기에 정신없이 일어난 사건(?)이지만 그가 경험한 전문경영인 스타일이 그대로 몸에 배었기 때문에 나온 결과로 본다.
언제부터인지 CEO란 말이 한국에 유행처럼 사용되고 있다. 미국 대기업에서 사용하는 CEO라는 말을 한국말로 자연스럽게 번역하면 ‘회사 전문경영 수장’이라는 뜻이다. 이들의 경영능력에 의해 회사의 흥망이 결정되지만 CEO는 결코 회사의 주인이 아니다. 말 그대로 고용된 경영 전문인에 불과하다. 이사회는 언제든지 경영부실의 책임을 물어 CEO를 해임할 수 있다.
한국 경제가 하도 힘들고 국민들의 기본 생활이 위협받기 때문에 경영 전문인 대통령을 선출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전문 경영인이 결코 대통령이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 한국의 미래는 돈 많이 버는 지도자에 의해 개선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음으로부터 백성들을 섬기며 그들의 아픔을 생활에서 인식하는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CEO형의 경영원칙의 옷을 속히 벗고 더러운 이기주의 때로 두껍게 덮인 정치인들의 옷을 벗길 때 백성들이 웃을 것이다.
예수님은 분명 현대인들이 원하는 CEO는 아니시다. 경영인은 언제라도 경쟁사를 뒤엎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시행한다. 예수님은 생명의 위협을 아셨지만 그냥 당하셨다. 제자들이 위험을 알렸지만 예수님은 그들의 편협한 방법을 오히려 나무라셨다.
이제 이야기의 방향을 교회로 전환해 보자. 오늘의 교회는 전문 경영인 스타일로 들어선지 오래다. 신앙 본질로 돌아가기 위해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방법 쇄신이나 인력 동원에 고민하고 있음을 본다. 결국 교인들이 많고 엄청난 헌금을 걷는 교회가 더 큰일을 할 수 있다는 실적위주의 설득이 통하는 것 같다.
얼마 전 남가주에서 있었던 모 교단 총회에서 희한한 일을 보고 얼마나 속이 상했는지 모른다. 말 그대로 신앙을 빙자한 경영자의 모습이었다. 자신의 경영 성과를 최대한 보이기 위해 수고(?)한 흔적이 역력했다. 많은 참석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며 총회 절차를 무시하면서까지 최대한 자신의 성공을 알리고자 했다. 본인은 멋진 연출이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바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예수님 앞에서도 끊임없이 자랑하고픈 한심한 제자들의 한심한 모습인 것 같아 서글픈 생각이 감돌았다.
CEO형 목회자가 대형 교회를 이루는 것은 맞다. 정말 작은 교회 목회자인 나로서는 교인 숫자 이야기가 나올 때는 고개를 떨구게 된다. 나는 왜 대형 교회 목회자의 자질을 타고 나지 않았을까, 나는 왜 CEO 기질이 없을까 라는 생각에 주저앉고 싶다. 그러나 자주 예수님의 11제자보다는 많으니까 이들을 진실하게 잘 키우는 것이 예수님 닮는 것이 아닐까 위로해 본다.
경영의 근본적인 목적은 자기를 위한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경영자라도 자신에게 유익되지 않는다면 쉽게 응하지 않을 것이다. 교회가 부흥하여도 자신에게 실제적인 유익이 없다면 부흥을 위해 진심으로 애쓸 목회자가 많을까? 교회는 이제 CEO형 목회자에게 경고카드를 주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그들이 머물 자리가 없는 영혼의 경영쇄신이 필요하다. 이젠 CEO 예수님을 격상시켜서 영혼의 최고 경영자(CSEO)로 모시는 교회들로 변화되어야 할 때다.
손경호(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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