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생활에서 당면한 몇몇 문제와 모순에 대해 칼럼을 통해 여러 차례 언급하자 두 가지 상반된 반응을 받았다. 적극적으로 옳다고 하는 부류와 전적으로 잘못 되었다는 부류다. 필자가 제시한 의견은 교회에서조차 소외됐거나 상처를 입은 사람들에 대한 처방은 무엇인가였다. 불교의 원각경에 보면 달을 가리키는데 달은 안 보고 손가락만 본다는 말이 있다. 본 칼럼은 교회 내 ‘아웃사이더’들에게 진정한 사랑을 베풀자는 뜻이었다.
그런데 혹자는 술·담배를 권장했다느니, 주일성수를 어겨도 된다고 말했다느니 등으로 거부반응을 보였다. 이것은 손가락만 보고 달은 못 보는 격이다. 칼럼은 결코 신자들에게 술·담배를 하라고 권한 적은 없다. 다만 술·담배 때문에 교회와 멀어진 사람들을 어떻게 가까이 대할까가 문제라고 지적했을 뿐이다.
지금 한국교회는 성장기, 정체기를 지나 쇠퇴기에 접어들고 있다고 어떤 목사는 지적했다. 지난해에는 한국의 기독교인 숫자가 분명하게 줄어 교계가 놀랐다는 보도가 있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요한계시록 말씀처럼 촛대를 다른 곳으로 옮겨 가지 않을까 염려되는 것은 기자뿐만이 아닐 것이다. 경건의 모양은 있으되 경건의 능력은 없는 한국교회, 부정과 부패, 끊임없는 분열과 교권다툼, 밥그릇싸움, 교회세습 등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사고를 일으키는 한국 기독교가 근심되지 않을 수 없다.
교회 내에서 겉도는 사람들 중에는 경제적 어려움이 원인인 경우도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교회에 다니다 보면 친교모임, 구역모임, 단기선교 후원 등 다양한 모임과 행사에 참여해야 하며 이때마다 ‘돈’이 들어가게 마련이다. 주일헌금, 십일조, 감사헌금, 성전건축헌금 등 다양한 항목의 헌금은 별도다. ‘과다한 헌금’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의 27%, 즉 1위를 차지한다는 통계는 음미해 볼 만하다.
장애인 포용문제도 외면할 수 없다. 어느 여성목사는 서울 변두리에서 교회를 개척해 몇 사람의 장애인을 교인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장애인들에게 진심으로 잘해준다는 소문이 나자 장애인들이 몰려왔다. 이들이 교인의 절반을 차지했다. 비장애인 교인들은 목사에게 양자택일을 요구했다. 장애인을 별도로 후원할 테니 교회에 나오지 못하게 하든지, 장애전담 사역을 하든지. 목사가 장애인을 택하자 비장애인들은 다른 교회로 옮겨 갔다. 사랑과 이해가 부족한 교인들이었다.
청년들은 어떤가. 차영지 운동을 펼치는 허천회 목사는 “교회가 청년들을 밀어낸다”고 말한다. 교회가 청년들이 싫어하는 고압적이고 권위적이며 고리타분한 자세를 유지하기 때문이란다. 시대의 변화에 민감한 청년들을 이끌고 갈 원동력이 교회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위기감을 안 가질 수 없다.
마지막으로 극소수지만 성적 소수자들의 존재다. 요즘은 ‘커밍아웃’이 드물지 않은 시대다. 어느 날 갑자기 사역자의 아들이 “나는 여자보다 남자가 좋다”고 선언할지 모른다. 또 동성애자들이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목사가 주례를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를 거부하면 성차별금지법 위반이 된다.
교회가 법을 거역할 수는 없다. 따라서 막연히 동성애를 저주의 대상으로만 여기지 말고 그들의 사정과 형편을 이해하고 대처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교회의 보수적이고 고지식한 자세에 실망, 갈 길을 잃고 자살하는 청소년을 여럿 보았다. 그들도 하나님이 창조한 소중한 영혼이란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소외된 자를 버리지 않으신 예수. 그분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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