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저분하다, 서비스가 엉망이다, 음식 맛이 없다”라는 혹평이 옐프(Yelp)에 줄줄이 올라왔다. 그런데, 그곳은 이제 막 실내 장식을 시작해서 금년 말에 오픈 예정인 식당이다. 뉴욕 소재 요구르트 가게에서는 필리핀, 인디아, 동유럽에 거주하는 누리꾼을 고용하여 옐프에 긍정적인 이용후기를 올리도록 했다. 물론, 그들은 그 가게를 한 번도 방문해본 적이 없다.
한편, 앤지스 리스트(Angie’s List)에 어느 전기 수리공에 관한 평가 10개가 올라왔다. 그 가운데 9개는 좋은 피드백이었지만 한개는 “수리공 몸에서 냄새가 심하게 난다”는 리뷰가 있었다. 그것을 본 이용객들은 “다른 사람을 불러야겠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옐프 리뷰에서 스타 하나가 올라가면 매상이 적어도 9% 이상 올라간다. 물건을 구입하거나 식당을 선택할 때 10명 가운데 9명은 온라인 리뷰를 참조한다. 그런 소비자 행동과 온라인 리뷰 사이트의 특성을 이용해서, 경쟁 업체들은 사람을 동원하여 상대방을 폄하 하거나 거짓 소문을 퍼뜨려 서로 무너뜨리기를 자처하고 있다.
마치, 닭들의 전쟁과 흡사하다. “어느 닭의 몸에 피멍이 든 것을 보면 닭들은 몰려 들어 그 피멍을 마구 쪼아 만신창이로 만들지. 깃털이 뽑히고, 피가 터지고, 뼈가 드러날 때 까지 소동을 피우지. 일단, 한두 마리 닭이 그렇게 피로 얼룩지면 더 많은 닭들이 엉켜 붙어 죽을 때까지 서로 쪼게지. 그런 식으로 가면 점점 더 많은 닭들이 죽게 되지. 그것을 막을 유일한 방법은 모든 닭의 눈을 가리는 수밖에 없어.”소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의 주인공 맥머피는 그런 닭 싸움을 인간 세계에 비유했다. 폭력, 강간, 도박 등으로 인해 정신병자라는 판결을 받은 맥머피는 정신 병원에 수용되어 간호사의 감독아래 ‘공동체 치료’를 받게 된다. 치료 요지는 “자신의 고민, 불행, 단점 등 무엇이든 내놓고 서로 의논하자”라는 지침에 있다.
그리고, 만일 동료 환자가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다면 “그것을 밀고하는 것이 그를 돕는 것이다”라고 지시한다. 맥머피는 그것이 바로 닭들이 모여 서로 쪼아대는 파티(pecking party)와 다를 바 없다며 간호사와 사사건건 부딪친다. “환자의 단점을 잡아 꼼짝 못하게 하는 수법을 쓰는 간호사는 우리를 돕는 의료진이 아니라 우리를 지배하려는 독재자다. 고환 잡아먹는 괴물이다.”대학 입학 경쟁에서도 독재자 간호사와 옐프 누리꾼들이 판을 치고 있다. 재학생을 동원하여 그들의 페이스북 혹은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대학에 관한 과대선전을 하게끔 하거나, 타 대학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유출하는 대학이 좋은 예다. “우리 대학은 교수대 학생 비율이 1:12지만 XYZ 대학은 1:30이 넘는다”라는 식이다. 사실 확인을 해보면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더 많다.
또한, 대학 진학 사이트에 올라온 댓글을 보면 엉터리 정보가 차고 넘치고 있다. “ACT 말고 SAT 점수를 제출해야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ABC 대학에는 SAT 2300점 이상이 안 되면 지원할 생각도 말라” “보충 지원서 에세이는 길게 쓸수록 들어갈 확률이 높다” “X대학에 들어가려면 반드시 그 대학의 여름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한다” 등등.
순위에 혈안이 된 대학, 좁은 문을 뚫으려는 지원자, 서로 쪼아대는 파티를 벌이는 닭들과 다를 게 있을까. 과연, 어떻게 그 쳇바퀴를 멈출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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