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핑시즌 어떻게 알고…“명품 싸게 사서 한국으로 부쳐달라”
바쁜 생활에 번거롭고 배송비용 만만치 않지만 거절하지도 못해 난처,
한인 택배업체는 `대목’
블랙 프라이데이였던 지난달 29일 뉴저지 파라무스의 한 샤핑몰은 오전 9시라는 다소 이른 시간임에도 샤핑을 나온 한인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그 중 유명 디자이너 제품인 토리버치 매장을 나온 한인 박모(31)씨의 양 손에는 샤핑백 3개가 들려있었다. 박씨는 “한국 가족들과 친구들이 부탁해 이 물건들을 산 것”이라며 “아직 사야할 게 더 남아 바쁘다”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인근 블루밍 데일 매장에 남자친구와 함께 샤핑을 나온 김모(25)씨 역시 한국에 거주하는 지인들이 부탁해 대신 샤핑을 나온 케이스. 김씨는 “미리 인터넷으로 세일 정보를 확인한 친구들이 요청을 하는데 거절할 수 없어 이렇게 일찍부터 나왔다”고 말했다.
연말 샤핑시즌을 맞은 한인들이 이처럼 한국 가족이나 친구들의 끊임없는 ‘구매 대행’ 부탁에 골치를 앓고 있다. 미국생활 경험이 있거나 언론 등의 보도를 통해 블랙 프라이데이를 전후해 파격 세일이 단행된다는 것을 아는 한국의 지인들로부터 물건을 사서 보내달라는 요청이 쏟아진다는 것이다.
지난 수년간 한국 친구들의 연말 구매대행 부탁을 받고 있다는 김모(33)씨는 “가족들에게야 선물을 하는 셈 치고 할인 물건들을 사서 보내지만 친구 여럿이 구매대행을 요구하면 참 난처하다”면서 “한국에서는 현지 상황이나 구매대행 때 따르는 각종 통관, 배송문제 등은 크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부탁을 들어주기 힘든 경우나 시간이 지연되는 경우 관계가 서먹해지는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김씨는 “한국에 있는 사람들은 물건을 대신 사서 보내주는 것도 못 해주느냐는 식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며 “바쁜 일상으로 시간을 끌거나 거절할 때는 서운함을 내비쳐서 혼났다”고 전했다.
한편 연말 샤핑시즌 구매대행 열기는 한인 택배업체에는 ‘대목’이다. 택배 업체에 따르면 11~12월은 개인과 인터넷 구매대행 배송의뢰가 동시에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뉴저지 릿지필드에서 창고형태로 배송업을 하는 신모씨는 “연말 세일시즌이면 파트타임 직원까지 추가로 고용해 물건 분류작업을 할 정도로 바쁘다”며 “옷은 물론이고 각종 전자기기, 비타민 제품까지 종류도 다양하다”고 말했다.<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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