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 한해가 시작되었다 싶더니 어느 틈에 또 새로운 해로 바뀌었다. 매년 이때면 세월의 흐름을 더욱 절실하게 느낀다. 세월의 무상함도 그렇지만 시간은 참 무서운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새해라고 해도 태양계를 한 바퀴 돌고 왔다는 것이지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 작년과 금년은 하루 사이의 똑 같은 날일뿐이다. 그럼에도 새해가 되면 뭔가 신선하고 힘차게 여겨진다.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또 다른 꿈과 희망을 갖게 된다.
새해가 되더라도 지난날을 잊어버리거나 무시해서는 안 된다. 새 것이 좋다고 모두 새 것으로 바꿔칠 수는 없다. 새 것은 스스로 만들어지는 것 같지만 실상은 옛것에서 비롯된 것이다. 옛날도 원래는 새날이었으며 새날도 내일이면 옛날이 된다.
이 세상은 새것과 옛것이 항상 공존하고 서로 끌어주고 밀면서 조화를 이뤄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어느 시대에나 과거와의 단절은 불가능하며 우리가 역사를 중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역사는 새 것의 기록이다. 역사는 오늘 어제의 새 것을 기록하고 내일 오늘의 새 것을 기록한다. 새 것이라고 다 역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옛 것 보다 못하거나 새 것이 아닌 새 것은 역사를 제자리에 멈추게 하며 추하고 못된 새 것은 오히려 역사를 퇴행시키기도 한다. 새 날이라도 옛 것을 대체할만한 새 것을 만들어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역사는 아무리 많은 해가 지나도 다만 시간의 개념으로만 인식될 뿐이다.
새 날이 옛날보다 낫거나 향상되었을 때 비로소 앞으로 나가며 역사를 형성하게 된다. 새 것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게 하느냐, 그대로 멈춰있게 하느냐를 결정짓는 동력원이 된다. 1년은 시계가 730 바퀴 돌면 끝나는 짧은 시간이다. 더구나 하루 자는 시간을 6시간으로 칠 때 불과 547 바퀴 돌면 한해가 지나가니 정말 빠르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볼 때 인간의 한 평생도 오랜 세월이 아닌 셈이다. 새해를 맞이해서 멋진 계획을 세웠다고 저절로 달성되거나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 한민족의 역사를 되돌아 볼 때 반만년이라는 장구한 세월이 주어졌지만 각 시대를 주도한 시대정신이나 역사의식이 별로 없었다. 요즈음 한국이 돌아가는 행태를 보면 한 마디로 한심하고 암담하다. 그나마 자랑할 만한 국민성마저 실종되어 법과 질서가 떼와 억지에 눌린다든지 좋은 게 좋다는 적당주의 그리고 방종을 자유로 여기는 아름답지 못한 사회가 되어버렸다.
역사는 그 나라의 기상(氣象)이나 얼과 다름없다. 한국은 자족감에 도취되어 새해가 거듭되어도 지난날에 대한 자성을 잊은 채 허송세월하였다. 과거를 망각하면 사람이든 나라든 미래가 없다.
제발 또 다시 찾아온 새해를 그냥 흘려보내지 말았으면 좋겠다. 과거를 거울삼아 다시는 지난날의 오류와 악습을 되풀이 하는 어리석음을 결단코 범하지 않도록 하자. 새해에 대한민국을 좋게 만들려면 한국은 물론 이곳 미주에 사는 우리도 그동안 비뚤어져 있던 것을 바로 세우는데 다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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